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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Jun 19. 2024

커피 말고 다른 차

슬픈 현실

몸이 아프면 희한하게도 커피 생각이 뚝 끊긴다.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커피는 필요치 않은가 보다.



정기 검진을 받을 때 위 내시경을 했다. 결과는 '만성 위염'으로 나왔다.

항상 소화가 잘 안 되는 건 알고 있지만, '만성 위염'이라니. 

위가 좋지 않다는 인증을 받은 것 같다.



그런 결과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는 날이 적어졌다.

커피를 마시면 행복함을 느끼고, 순간 도파민이 분출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마시기도 전에 위가 아픈 것 같기도 하다.



주말 중 하루는 남편과 카페를 가는 편인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커피가 아닌 다른 음료를 시켰다.

사실 달달한 음료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음료는 한정되어 있다.

그중에서 허브티는 마시고 싶지 않은 거지. 그래서 그나마 우유가 섞인 라테를 선택하는 일이 많았다.



커피 말고 다른 차


남편은 변함없이 바닐라 라테를, 나는 자몽차를 시켰다.

정말 너~~~~~~~~~~~~무 달았다. 

기분이 안 좋을 정도다. 

내가 속 쓰릴까 봐 이걸 시켰는데, 미시고도 별로라니,라는 생각에 많이 들었다.



다른 카페에서 남편은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나는 레몬티를 시켰다.

역시나 너~~~~~~~~무 달았다.


아, 절임차 종류는 안 마셔야겠다.

사실 히비스커스가 마시고 싶었는데 두 곳 모두 없었다.



한 번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인가? 하는 홍차를 시켰는데,

찻잎이 너무 부스러기라서 마시는 족족 입으로 들어올 정도더라.

아, 이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커피 말고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커피 말고 다른 차


지난 5월 가족 모임에서 엄마가 카페에서 차 종류를 시켜달라고 했을 때, 주문하며 물어보니 '캐모마일이 카페인도 없어서 어르신들이 많이 드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암웨이 사이트에 캐모마일이 있어서 한 봉지 샀다. 그동안 녹차와 루이보스차는 사 마셔봤지만, 캐모마일은 전혀 내 선택선상에 없었던 허브티다. 7,500원에 20개. 암웨이에서 나오는 차도 시중의 것보다 품질이 좋아서 일단 믿고 샀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오전에 커피 대신에 한 잔 마시기도 하고, 저녁에 남편이 맥주를 마실 때, 탄산음료 대신에 마시기도 했다. 한참은 이제 캐모마일 차를 마실 것 같다.





조금 덜 마시긴 하지만 커피를 마신다.

한 번에 딱 끊어내기는 그동안 들었던 정이 너무 깊다.


그렇긴 하지만 커피가 빠진 자리에 다른 음료가 들어오니, 그런 맛을 보는 재미도 있다.


지난주 통영에 갔을 때, 한 카페에서 '사쿠람보'라는 차를 마셨다.

복숭아 향이 나는데, 맛은 전혀 다른 맛이 났지만 마시기 좋았던 차였다.


커피만 마셨다면 알 수 없었을 맛이라 또 다른 흥미로움을 가져왔다.


내 커피 인생에 곁눈질을 하는 느낌이지만, 속 쓰림보다는 낫지 않을까. 낫겠지?

커피를 딱 끊어내지 못하는 미련이 가득한 내 모습을 또 보게 된다.

다른 이들처럼 '커피 끊었어요'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은. 

그것 또한 내 선택이고, 내 선택에 대한 결과는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도 알고 있기에, 천천히 가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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