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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May 03. 2022

힘을 내요 오 마이 갓김치

엄마의 입맛을 돋워줘

아뿔싸, 둘째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직감으로 '오미크론'이 왔음을 알았다.

아이가 밤새 고열에 시달릴 때 옆에서 밤을 같이 새운 나도 곧 걸릴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이틀 사이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내가 확진되고 3일 차,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뭘 물어본다고 전화를 했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영 심상치가 않다. 

"엄마, 코로나 걸린 거 아냐?"

"병원에 가봤는데 아니래."

거참 이상하네. 싶었다.


4일 뒤, 엄마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나 코로나 맞데"

"언제 검사했는데?"

"저번에 전화했을 때 병원 가니까 좀 애매하다고 아니라고 하더니, 오늘 가니까 맞다고 하네?"


보통 결과가 애매하게 나오면 재검을 하던지,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게 하는 게 아닌가? 엄마의 목소리가 많이 안 좋았을 그때가 코로나 발병 초기였지 싶다.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엄마는 "오히려 지금은 다 나았는데 확진이라네."라고 하셨다. 며칠 뒤에도 "처음에 확진 아니라고 했을 때가 그랬지(많이 아팠지) 지금은 괜찮다."그러신다. 입맛이 없다고 하셔서 죽이나 다른 걸 좀 시켜줄까 물으니 죽 먹을 정도는 아니시라네. 혼자 드시기 좀 그렇겠지만 배민으로 보쌈을 시켜드렸다. 


나도 엄마도 자가격리 기간이 끝났다.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엄마는 피로감이 계속되고 입맛이 없다고 하셨다. 그나마 선물 받아 나눠드린 여수 갓김치와 밥을 먹으니 좀 낫다고 하신다. 시중에 파는 것보다 맛있어서 그 집에서 더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보신다. 시누 댁에 전화하니 그 갓김치는 시누 댁의 지인의 동생이 만들어주시는 건데, 많이 파는 게 아니라 갓을 수확한 만큼만 김치를 담그는 거라고. 내년에 더 보내주실 수 있다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우리 몫으로 남겨둔 갓김치만 들고 친정으로 갔다. 

힘을 내요 슈퍼파워

친정에는 엄마가 틈틈이 드시게 주문해둔 뉴케어가 도착해있다. 내가 보낸 비타민C와 홍삼도 잘 드시고 계셨다. 그래도 허약한 엄마의 체력이 돌아오기까지는 조금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젊은 나도 한 달이 지날 쯤이 돼서야 몸이 좀 나아지는데 말이다. 적은 양이지만 엄마에게 갓김치를 드리고 왔다. 내년에는 시누 댁에서 엄마 몫으로 한 박스를 더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우리도 매번 그냥 받아먹는데 엄마까지 챙겨주신다니 감사하다. 


엄마에게 갓김치를 가져다 드리기 전날, 시어머니의 전화가 한통 들어와 있다. 전화를 하니 시어머니 대뜸 "우리 집에 나 다른 김치 먹느라고 새김치 많거든~ 너희 집에 있는 거 어머니 다 갖다 드리고, 너희는 우리 집에 있는 거 갖고 가서 먹어라." 온 집안에 소문이 다 났다. 우리 엄마 갓김치 찾으신다고^^ 챙겨주시는 시어머니, 시누도 감사하다. 지금 우리 집 냉장고에는 시댁에서 가져온 갓김치가 또 숙성되고 있다. 아무쪼록 맛있는 여수 갓김치로 엄마의 입맛이 돌아오길!! 


힘을 내요 오 마이 갓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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