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암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갑상선암도 암인데요

by 달빛처럼

아직 결과가 나오려면 6일은 지나야 한다.

이번 주 화요일에 검사를 했고, 일주일 뒤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으니까.


지난 8월 건강검진 결과에

유방 좌우 비대칭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검진센터에서도 전화가 와서 그 부분을 꼭 검사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8월 말, 다니던 직장인 병원이 9월 말까지만 하고 폐업을 하기로 했고,

검진도 그렇게 미뤄졌다. 일 그만두고 해야지.


내가 검사하러 가려던 병원은 그래도 여기서 좀 잘한다고 소문난 곳이다.

그만큼 예약을 잡기도 힘들었다.

10월에 전화했더니 생리 시작하면 예약 날을 잡으라고 했다.

유방이 부드러울 시기에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그래서 한 달이 더 미뤄졌다.


이 병원은 100% 예약이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또 하나의 장점은 유방과 함께 갑상선도 봐준다고 했다.


유방초음파는 큰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6개월이나 1년 뒤에 보자고 하는 말은 괜찮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옷을 입고 갑상선을 볼 차례다.


갑상선 초음파는 생전 처음 한다.

다른 곳에 유방초음파만 예약했으면 갑상선을 아예 볼 생각도 못 했을 거다.

초음파를 보면서 나도 뒤집어진 모니터를 같이 봤다.

의사가 '음, 모양이 좀 별로인데'라고 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설명을 해주는데, 사실 뭐가 이상한 건지도 모르겠더라.

괜찮은 갑상선을 보지 못했으니 내 초음파도 뭐가 이상한지 모르는 거다.


의사는 조직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여기서도 되나요?'

된다고 해서 그럼 바로 해달라고 했다.


보통 생각하는 조직검사는 조직을 절개하기 때문에

안정성은 낮고 정확도는 높다고 했다.

반면에 갑상선은 세침검사인데,

안정성은 높고 정확도가 낮다고 설명해주더라.

그래도 주변에 있는 기도, 동맥 등이 있기 때문에

세침검사로 한단다.


마취를 하고 세침검사를 했다.

말 그대로 주삿바늘을 꽂아서 세포를 채취하는 것이다.

끝나고 목에 밴드를 붙여줬다.

그 검사한 것 때문에 한 24시간은 목이 묵직했다.


검사가 끝나고 의사와 면담을 했다.

유방에 관한 것과 갑상선 두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유방은 괜찮고, 갑상선 검사에 대한 이야기,

암일지도 모르겠는데, 암이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

암이 아니면 그건 또 여러 가지 향후 방향이 있는데,

그건 결과 나오면 자세히 이야기해주겠다고 했다.


암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을 때 물었다.

'저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요?'

의사는 말했다. '원래 그래요'


나중에 유튜브나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갑상선암은 원래 무증상이며 목에 멍울처럼 커져서 알아채거나

검진에서 많이 발견이 된다고 했다.


아, 그러면 내가 암일 가능성이 높은 건가?


주변에 물어봤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인 지인에게 '초음파는 어땠어?'라고 물으니

'초음파는 깨끗하던데요'라고 말했다.

아 그럼 내 갑상선 모양이 안 좋긴 했나 보다.

1차로 깨달았다.


암이면 어떡하지? 착한 암이라고도 하던데,

그건 그냥 안 걸려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잖아.

암이 착한 게 어딨어. 내게 암이라니

이건 너무 짜증 나잖아.

이제 책 내고 더 열심히 활동해보려고 하는데, 이건 뭐야

싶으면서도


내가 일을 계속하면서

유방만 보는 검진센터나 병원을 갔더라면

몰랐을 텐데, 쉬는 바람에 이 병원을 가게 돼서 다행이다.

새옹지마, 내가 항상 이야기하는 말인데

이렇게도 되는구나. 생각도 들었다.


또 한 편으로는

암이면 글 쓸 소재가 하나 더 생기겠구나.


아, 그런데 참 시간이 안 간다.

일주일이 너무 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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