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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Feb 05. 2023

엄마를 잃는다는 것

민주 씨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설을 보름 앞두고, 민주 씨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담담했지만 아쉬움이 묻어있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주말이라 병원 면회를 어렵게 신청했는데,

그 전날인 금요일 오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여러 가지 준비를 위해서

창원에서 진주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직접 운전해서 갈 엄마를 생각하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엄마를 대신해서 할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장례식장은 조용했다.

코로나를 이유로 부조금만 보내는 지인도 많았고,

모두 한정된 관계를 맺는 형제들이라 소수의 지인만 오갔다.


장례식장 입구에 적힌 상주의 이름을 보면서,

이모들은 다 개명한 이름을 적어놓았는데

왜 민주 씨만 개명 전 이름을 적어두었는지 물었다.


"우리 옴마(엄마)가 부르던 이름이라 고마(그냥) 나둬도 된다."


엄마가 부르던 이름...

민주 씨는 내가 부르는 이름.

민주 씨의 엄마가 부르던 이름을 할머니는 끝까지 기억하고 가셨을까.


엄마는 마음의 짐을 덜어놓았는지 덤덤해 보였다.

삼촌과 이모들 모두 덤덤했다.

소리 내어 우는 사람 하나 없이 조용히 장례식은 끝났다.


민주 씨는 조금 가벼워졌을까.


이미 할머니가 된 민주 씨가 엄마를 보내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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