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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티켓 Jan 18. 2019

사회생활 12개월 차의
'일 잘하는 법' 대공개

대단한 건 없습니다. 잘하는 '법' 보단, 잘하는 '기준'에 가깝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어느 정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저는 결코, 여러분께 '일 잘하는 법'에 대한 실용적인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여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며 글을 시작합니다.


일이라는 것을 시작한 지 정확히 12개월 차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O2O 스타트업인 '카닥'에서 일을 시작하여 지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만으로 따지면 1년이 채 못 되는 시간입니다. 아직까지 그 흔한 엑셀, 파워포인트 하나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제가 '일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누군가의 말 때문입니다.


"일 잘하는 기준이 없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일을 잘해질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 때문입니다.


그래서 씁니다. 저만의 '일 잘하는 기준'을 고민하고 정리하는 게 모든 사람들에게 지침이 되어줄 지도는 못되겠죠. 그래도 저만의 이정표 정도는 되어줄 것 같아서, 그래서 씁니다. 


제가 생각한 일 잘하는 법이란 아래 세 가지로 정리가 됩니다.



첫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시작부터 아주 일반적이고 진부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세워야 하는 이유를 고민해 보니니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일을 하기 전, 중, 후 목표를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조망'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조망(眺望): [명사] 먼 곳을 바라봄. 또는 그런 경치.

조망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습니다. 주로는 경치 등을 볼 때 사용하는 단어죠. 여기서 조망할 수 있게 된다는 건, 쉽게 말해 자신의 일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일과 행해야 하는 과제를 최대한 바로 시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과업마다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 일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애씁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대되는 선순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큰 범주에서 추상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이 단계에서는 유관자와 협의된 조직적 차원의 목표일수록 긍정적이라고 본다.

2. 작은 범주에서의 구체적인 목표(정량적으로 수치화된 목표, 데드라인 등)를 설정한다.

3. 지금껏 해왔던 방식, 즉 가지고 있는 Skill-Set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점검한다.  

4. 위의 질문에 NO라는 답변이 나오면 그때 조직적, 개인적 성장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래서 NO라는 자답이 나오길, 내심 기대할 때도 있습니다. 조금 변태 같아 보이긴 하는군요...) 


이러한 과정을 조금 더 일반적인 사례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단순한 함수를 사용해서 반복적으로 처리했던 엑셀 작업들은 더욱 고도화된 함수, 혹은 VBA를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때로는 전혀 새로운 툴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될 수도 있겠죠.  


가야 할 곳을 정해야, 갈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게 되는 건 너무도 합당한 이치니까요. 그래서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흔히들 '자아성찰'이라고 말합니다.


일을 하는 방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목표를 설정하는 행위는 자신의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지침이 됩니다. 자신의 일을 멀리서 바라보는 게 역설적으로는 자신의 일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이로써 더 나은 해결책과 방법들을 만들어 내는 게 성장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기회비용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경제학 원론에나 나올 법한 딱딱한 단어입니다. 언뜻 보면 어려운 개념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는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될 경우, 포기해야만 하는 가치' 정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이 선택을 너무도 어렵게 만드는 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처럼 기회비용은 또 다른 경제학적 개념인 매몰비용만큼이나, 인간을 합리적인 동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입니다. 현실적으로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며 의사결정을 하기란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나 기회비용의 판단은 중요합니다. 일상에서도 기회비용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사례는 곳곳에 있습니다.     


2시간 동안 3,000원의 교통비와 5,000원의 식대, 총 8000원을 투자하여 20,000원 아르바이트비를 벌 수 있을 때 우리는 12,000원을 벌 수 있다는 기대를 갖습니다. 이 정도의 계산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 마음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우리는 종종 같은 시간과 금액을 투자해 '다른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을 잊습니다.


일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대화 양상이 이렇기 때문이죠.

"이번 프로젝트로 기대되는 매출은 얼마죠?"

"매출 예측은 타당하게 분석된 건가요?"

"인건비는 너무 보수적으로 책정된 게 아닌가요?" 

"매출원가는 더 줄일 수 없나요?" 

꼭 필요한 질문이고, 반드시 나눠야 하는 대화일 겁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대화에 매몰돼, 이 질문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대안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용은 어느 정도가 되나요?" 


이른바 Hyper-competition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느 때보다 생각과 고민보다는 행동으로 검증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 되었죠.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우리에게 기회비용을 판단하는 과정을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됩니다.




셋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저는 불편함을 잘 느끼는 사람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에 대해서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즉,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사는 편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토론 학회에서 꽤 오랜 시간 활동했습니다. 근거를 가진 이야기라면, 어떤 이야기든 말하고 들어줄 수 있는 환경에 오랜 시간 적응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시절, 가장 많이 했던 고민 중 하나는 '과연 논리적이라는 건 뭘까'라는 물음입니다. '논리적임'은 마땅히 '합리적임'과 맞닿아 있고, 그때의 우리는 '합리성'을 좇아 대화하고 토론했던 사람들이었으니까요. 


토론 학회 YDT 회칙 전문 발췌


누군가는, 아니 저와 함께 했던 동료 중 하나는 '논리적인 상태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주장과 근거가 서로를 끈끈하게 지탱하는 상태'  

일견, 타당해 보이는 정의지만 무언가 빠진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건 바로 소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대안'입니다. '주장과 근거가 서로를 끈끈하게 지탱하는 상태'  여기에 더 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상태를 저는 논리적인 상태라고 일컫습니다. 이 말들을 한 줄에 줄이자면 아마도 "대안 없는 불만은 힘을 가질 수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 역시도 잘 못하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대안 없는 주장 때문에, 가끔은 곤혹 아닌 곤혹을 겪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작성한 '업무일지' 중 일부입니다. 아래 내용을 한 줄로 줄이자면, "마지막 업무일지라서 말하는데, 업무일지는 불필요한 것 같으니 앞으로 하지 맙시다'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는 조직 장인 우리 실장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셨지만, 결국 이 불만에는 중요한 '대안'이 없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대안 없는 불만은 공허한 외침입니다. 불편함과 불만은 우리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은 '대안'에서 옵니다. 그것이 일이든, 아니면 일상에서의 삶이 든요. 



쓰다 보니, 일 잘하는 기준과도 조금은 멀어져,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삶과 일은 쉽게 분리할 수 없는 것이고, 그 둘을 잘하기 위한 기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2019년을 맞이하며, 한 번 정도는 꼭 글로 남겨봤으면 하는 내용으로 첫 글을 썼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이 글이 조금의 영감 정도는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앞서 말했듯, 일과 삶을 쉽게 떼어 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일 외에도 훨씬 더 다양한 것들로 구성된다는 점 역시 자명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앞으로 담아내려고 합니다. 투박하기만 한 글들이겠지만 투박한 것만큼, 친근한 것도 없으니까요 :) 그렇게 다른 분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2019년에는 모두가 적어도 노력한 만큼은 얻어갈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게재한 글입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조금은 더 알아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www.wadiz.kr/web/wcast/detail/6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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