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로 구분하는 석탑의 시대
석탑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이 탑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통일신라일까, 고려일까.
아니면 그보다 더 이른 시대일까.
안내판을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석탑은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층의 비례, 처마의 각도, 돌을 다듬은 방식까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단서들을 통해 석탑이 만들어진 시기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앞서 백제의 석탑과 통일신라의 석탑에 대해 살펴보았다. 백제 석탑은 현재 단 두 기만 남아 있을 만큼 수가 적고,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만나는 석탑의 대부분은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오늘날 가장 자주 마주하게 되는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 석탑을 중심으로, 두 시대의 차이를 구분하는 기준을 정리해보려 한다.
첫 번째 기준은 기단부다. 먼저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을 비교해 보자.
위 사진은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으로, 기단부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기단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각 면에는 탱주가 두 개씩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반면 아래 사진의 석탑은 역시 이중기단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상대석 중앙에만 탱주가 하나 표현되어 있다.
앞으로 다른 구조들도 함께 비교해 보겠지만, 통일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 석탑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고려 시대 석탑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점차 생략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기준은 옥개받침이다. 위 사진의 석탑은 옥개받침이 다섯 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아래 사진의 석탑은 세 단에 그친다.
이처럼 옥개받침의 단수만 보아도 통일신라 시대 석탑과 고려 시대 석탑의 차이를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마지막 기준은 전체적인 비례다. 왼쪽 사진의 석탑은 기단-탑신-상륜부로 이어지는 비율이 3–2–1의 느낌으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인상을 준다.
반면 오른쪽 사진의 석탑은 3–1–1에 가까운 비례를 보이며, 탑신부가 갑자기 좁아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전체 비례의 차이 역시 통일신라 석탑과 고려 시대 석탑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처럼 석탑의 기단부와 옥개받침, 그리고 전체적인 비례를 살펴보면 시대에 따라 탑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물론 이 기준만으로 모든 석탑의 시기를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 다만 석탑을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서, 시대적 성격을 가늠하는 데에는 충분히 유효한 단서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이전 글에 이어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여기서 조금만 얘기하자면 고려 시대 석탑은 통일신라계, 백제계, 고려계로 나뉘며 각 계통은 서로 다른 조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분을 바탕으로, 다음 글에서는 고려 시대 석탑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문제 1] 이 글의 제일 처음에 등장했던 사진 속 석탑은 어느 시대의 것일까요?
1. 백제시대
2. 통일신라 시대
3. 고려 시대
[문제 2] 아래 사진 속 석탑은 어느 시대의 것일까요?
1. 백제시대
2. 통일신라 시대
3. 고려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