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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재 Feb 09. 2023

업무 지시

<서로서로 대충형>

정 팀장 : 김 책임, 최근 3년간 대리점별 실적 자료 내일까지 해줘.

김 책임 : 넵~~      


<몰라형 팀장>

정 팀장 : 김 책임, 최근 3년간, 대리점별 실적 자료 내일까지 해줘.

김 책임 :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하면 될까요? 

정 팀장 : 일단 해봐. 지금 바쁘니까, 빨리해서 가져와 봐!

김 책임 : ...     


<막가파형 팀장>

정 팀장 : 김 책임, 최근 3년간, 대리점별 실적 자료 내일까지 

김 책임 :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하면 될까요? 

정 팀장 : 매출... 매출, 비용, 손익 모두 뽑고 분석 자료도...

김 책임 : 그럼 내일까지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오늘까지 하라고 하신 것도 있고...

정 팀장 : 이거, 이거부터 해!     


<소통형 팀장>

정 팀장 : 김 책임, 비용 절감 정책 때문에 대리점별 운영현황을 점검해 보려는데, 우선 손익을 살펴보고, 인력 운영 상황도 같이 보면 좋겠고, 그리고 대리점별로 통일되지 않은 운영 방식이 있는지도 보면 좋겠네.

김 책임 : 예. 언제까지 하면 될까요? 급한 일이면, 우선 순서를 바꿔야 돼서요.

정 팀장 : 지금 하고 일이 뭐지?

김 책임 : 오늘까지 보고하라고 하신 게 2개 있는데요. '대리점 운영시간 변경’과 ‘특가 상품 기획’요

정 팀장 : 특가 상품 건을 먼저 하고, 이거 하면 되겠다. 운영시간 건은 뒤에 하고.

김 책임 : 예

정 팀장 : 지원이 필요하면 미리 얘기해! 늦어지지 않게.

김 책임 : 넵. 알겠습니다.     


우리 팀장은 어떤 스타일이고, 나는 어떤 성격일까? 

팀장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했을 테지만, 정작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지시를 받는 입장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마지막 사례의 <소통형> 팀장과 함께 일하고 싶겠지만, 팀장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한 마디만 툭 던져도 뭘 원하는지 콩떡같이 알아듣고 만들어 오는 직원을 좋아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라. 누구든 말 한마디, 눈 짓 하나에 마음까지 통하는 그런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형> 팀장 같은 스타일도 있을 수 있다. 이 방법이 정확한 의사소통으로 일 처리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으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사실 팀장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곤한 방법이다. 우리는 팀장 한 명과만 얘기하면 되지만, 팀장은 모든 팀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중간 점검도 해야 된다. 게다가 저 위에 계신 높은 분들에게 수시로 불려 다니면서 깨지는 경우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많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니까, 팀장에 대한 동정은 여기까지만 하자. 팀장은 월급도 많으니까.     


<서로서로 대충형>의 모습은 실제 흔한 장면 중 하나다. 지시도 좀 모호하고, 그 모호한 지시에 별다른 확인 질문도 없는 김 책임. 이런 경우는 김 책임이 무슨 질문을 하던 그 순간에는 팀장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그 간의 경험에서 배운 노하우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좀 아쉽다. 정 팀장 역시 구체적인 내용을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어쩌면 모르는 상태였을 수도 있다.) 지시를 했을 수 있고, 김 책임이 가져오는 초안을 보면서 그림을 완성해 나갈 생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많이들 그런다. 이런 면에서 보면 <몰라형>이나 <막가파형>의 정 팀장도 비슷한 유형이다. 이런 팀장에게 아쉬움이 없을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할 일이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 우선은 팀장에게 맞추자! 


성격이 급한 팀장에게는 좀 빠르게 보고를 하고 (완료 전 중간 보고도 중요하다)

성격이 꼼꼼한 팀장에게는 두 번, 세 번 확인을 해서 실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하고.

아무런 말이 없는 팀장에게는 중간중간 가서 물어보기도 하면서, 어차피 시행착오는 필수다.

하여간 확인을 할 건 해야 된다.          


<몰라형 팀장>, <막가파형 팀장>에서 김 책임처럼, 최소한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질문은 반드시 필요하다. 

묻는 이에게 굳이 답을 아끼는 상사나 팀장은 사실 별로 없다. 하지만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맨땅에 헤딩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는 자긍심 강한 라떼형 팀장이라면 혹시 답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건 우리가 양보를 해서 후배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팀장의 사랑이라고 생각하자!      


주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네트워크를 충분히 가동해라.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선배나 후배나 모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이다.     


우리의 마음가짐! 어떤 경우에서도 중요한 내용이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할까?’를 먼저 생각하자. 어느 것이든 답은 없어도 방법은 있다.

임의 판단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의도적인 실수만 아니라면 괜찮다. 

어차피 대박도 없고 쪽박도 없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도 실체가 없는 모호한 말이다. 인사 발령은 매년 있게 마련이고, 팀장은 바뀐다.

학교나 집에서 들었던 똑똑했다는 소리를 여기 직장에서도 꼭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직장인이 되었다면, 그게 바로 '내 능력은 충분하다.'는 증거다.

 

소통의 기회를 적극 활용해라!

회의나 회식 또는 함께 하는 점심 식사 자리 등 크고 작은 소통의 자리는 나를 알리고 남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회식이 싫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가야 하는 분위기라면 그 자리를 내 이득을 위한 소통의 자리로 이용해 보자. 이런 내용들이면 더없이 좋다.     

업무 지시를 해야 할 근거가 되는 회의에, 동석을 시켜달라고 하는 것도 좋고

업무 지시를 받을 때, 질문이나 대화의 폭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날리는 카톡을 통한 업무 지시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고 합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동료들과 뒷담화를 해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가장 효과가 빠른 대증요법이며,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때로는 동료들과 힘을 모아 팀장에게 우리가 원하는 걸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웬만한 회사에서는 팀장이 되기 전부터도 각 직급별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특히 팀장이라면 소통에 관한 교육을 많이 받는다. 팀장에게 말하고 건의하는 것에 괜히 겁먹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제 ‘나는 어떤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 관계는 늘 상대적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좋을 수도 있고, 주는 것 없이 밉기만 할 수도 있다. 내 모습을 점검하는 방법은, <팀원 간 소통의 관점>에서 또 <회사의 정책이나 팀장의 운영 방식에 어느 정도나 긍정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평균은 되었나?>로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평균의 범주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평균 수준은 잠재적 가능성으로 충분하다.



명토 선생 가라사대,     


업무 지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으면, 즉시 팀장에게 확인을 하는 게 옳은 방법이다. 

하지만 서로 사전에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팀장의 스타일을 확인하자!

그리고 나를 돌아보자!     


쫄지 마라!  

팀장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팀장이 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까지의 인생이 고달프다.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모아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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