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사례
<1편에 이어>
우리는 창업에 성공했다는 사례들보다는 실패한 사례들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그 실패는 대개 창업 후 2~3년 안에 많이 일어나며, 경영자의 능력과는 관계없는 경우들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예기치 않은 사고가 일어났거나,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책이나 법률이 갑자기 변경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실패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 실패한 사례들을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또 쓴소리를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실수나 실패는 재기의 성공 확률을 높여 줄 수 있지만, 어쩌다 한 번의 실패가 치명적일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창업의 실패는 그렇다. 그동안 사회 안전망의 구축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실패한 창업자를 따라다니는 부담은 무척 크고 무겁다.
운영 과정에서 실패의 사례를 살펴본다.
공급 계약서에 따라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이행하고 있었음에도 계약 조건의 변경을 요구해 온 경우가 있었다. 물론 계약 변경을 요청하는 주체는 대기업인 “갑”이고, 그 이유는 운영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이 “을”에게 귀속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을”의 생산가가 낮아져서 그럴 수도 있고, 수수료 계약의 경우 매출이 예상보다 많이 나와서 그럴 수도 있고, “갑”의 여타 비용을 메우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갑”의 이런 요구가 단순히 부당하다는 생각을 넘어서, 아직 초기 투자조차 회수하지 못한 “을”로서는 몹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대응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지인은 “갑”에게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의 이행을 촉구하며, 계약 내용 변경은 불가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소송까지 가지도 못하고 사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해야 했다. 그 이유는 “갑”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직접 투자를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갑”과 “을” 사이의 계약서에 <”을”의 독점 공급> 내용을 넣고 공증을 받은 상태라면, “갑”이라도 쉽게 변경을 요구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갑”이 “을”의 이런 요청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이 사례는 리스크의 분산과 계약서 작성과 검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대기업은 사업 상대로서는 좋지만, 갑질은 감수해야 한다.
벌어진 일이라면, 쌍방 모두 자존심보다는 상황의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 “갑”의 계약 내용 변경 요청에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는 절충안으로 협상을 했다면, 당장은 힘이 들어도 회복할 기회는 있다. 신중했어야 했다. “갑” 역시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을”에게 공급을 받았을 때보다 수익은 악화되었다.
만약을 대비한 리스크의 분산과 계약서(모든 문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내가 하면 다 잘 될 것 같은 생각>, <내가 하려는 사업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 같은 기대감>과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 그리고 또 운영 과정에서 비용이나 매출의 추이 등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능력 부족까지 보고 들을 수 있는 실패의 사례들은 적지 않다. 이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라면, <막연한 기대감에 근거한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패라는 결과를 겪기 전에는 결코 깨닫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High Risk, High Return!>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위험은 하나 둘이 아니다. <매출의 급락, 예기치 않은 사고의 발생, 동업자와의 의견 충돌,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위험성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지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공격은 때때로, 수비는 항상>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창업하고자 하는 사업체가 크거나 작거나 간에 <그 시작과 성공 또는 실패의 과정>은 다를 리가 없다.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 나에게 사직과 창업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건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혹시 사직을 위한 창업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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