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이름 짓기
1.
서점을 기획하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름이다.
서점의 특색을 잘 드러내면서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쉬운... 그런 이름을 열심히 생각해봤다.
후보군은 다음과 같았다.
리지블루스
찬란한 우울
마주할 용기
치유의 책방
같이추는 춤
타인의 고통
외로운 밤
책방블루
대체로 직관적이지 않고 좀 추상적인 이름이 많이 생각났다.
'치유의 책방'이 그나마 이해하기 쉬운 이름이었지만, 뭔가 오글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최종 낙점은 리지블루스!
이유는 그냥 제일 좋아서-이다.
2.
리지는 내 영어 이름이다.
대학교 3학년 때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영어 이름을 고민하다가, 친구의 제안으로 우연히 지었는데 참 잘 써먹었다.
리지는 나이면서, 동시에 조금은 다른 나이다.
열려있고, 당차고, 용기 있게 유럽을 누비고 두려움없이 카우치서핑을 하던 21살의 나를 상징한다.
나의 여러가지 면모 중에 가장 태양같다.
블루스는 음악 장르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흑인들에 의해 탄생했고, 어원은 불분명하지만 우울과 슬픔을 뜻하는 영국의 극작가 조지 콜먼의 1798년 작품 <블루 데빌스>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영어로 블루(Blue)는 파란색이라는 뜻도 있지만 형용사로 '우울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블루스는 우울하고 슬프지만, 음악이고 춤이다.
우울과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맘에 들었다.
리지블루스는 태양같은 나의 우울한 춤-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내 우울은 가만히 앉아있는 우울이 아니다.
우울하기 때문에 신나게 춤을 출 수는 없지만, 흐느적 거릴지언정 최선의 몸부림을 친다.
그런 의미를 담아서 지었다.
3.
태양과 블루스-이기 때문에 브랜드 컬러는 노란색과 파란색이 될 것이다.
수많은 노랑과 수많은 파랑 중에서 어떤 걸 고를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4.
로고는 내가 직접 붓펜으로 써보았다.
엉성한 면이 많지만, 그것 역시 나이기에 한 번 살려보려고 한다.
5.
수원의 심리상담서점 리지블루스.
2017년 12월 1일에 오픈 예정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