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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Aug 15. 2018

ep10. 사회생활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요

20대 생산직 근로자 채가은 님의 이야기

<온 더 레코드>는 심리상담서점 리지블루스를 찾은 내담자들 중 철저히 동의하신 분에 한해 상담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익명화를 거쳐 이야기를 공유하는 매거진입니다. 


새로운 업무를 따라가기가 벅차요 


스무 살 때부터 생산직으로 일했어요. 

정규직을 뽑는 데가 많지 않아서 계약직으로 여러 군데서 일했고요. 

어렵게 정규직으로 들어와서 교육을 받는 중인데, 공부할 것도 많고 너무 어려워요. 

원래 단순 업무 위주로 했는데, 생소한 분야에 적응하기가 힘드네요. 

업무 적응이 힘들고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있어서 퇴사나 팀 옮기는 걸 고민 중이에요. 


원래 성격은 배려심도 많고, 통이 큰 편이에요. 

어렵게 지내는 친구 도와주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제 상황이 너무 힘드네요. 


저를 가르쳐주는 사수와 문제가 있었어요


지금 회사에 입사한 후에 한 달 반 동안은 사수 동생한테 배웠어요. 

처음에는 복습할 필요 없는 쉬운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저는 배운 내용을 소화하려면 퇴근하고도 기숙사에 가서 공부해야 하더라고요. 노력을 남들보다 해야 하는 입장이에요. 

제가 교육을 너무 못 따라가니까, 가르치는 사수도 힘들어하고 저도 스스로한테 화가 났어요. 

그런데 사수 동생도 저한테 말투가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니까, 제가 듣다가 터져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어요. 

그 이후로 동생은 저를 못 가르치겠다고 했고요.


이제는 사수가 언니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이 언니는 너무 무서워요. 일단 제가 사수 동생한테 한 말 때문에 저를 처음부터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시는 편이었고요. 엄청 호되게 가르쳐요. 


그 사수 동생한테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일이 꼬이고, 그러다 보니 오해가 쌓이고. 

결국 리더 언니하고 면담도 했어요. 

이런 과정에서 저는 회사를 나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혼자 판단한 것이긴 했지만요. 


다른 사람과는 다른 저를 자책하게 되어요


여러모로 상황 파악이 안 되어서 실수도 많이 하고요. 

사람들하고의 관계도 무서워지고, 업무에 대해서도 안 맞는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새로 배우는 업무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열심히 해서 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난 왜 못하지? 

다른 사람은 다 하는데... 


자책이 심해지다 보면 극단적인 생각이 들어요.

내가 문제구나, 내가 없어지면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회사에서 저를 보듬어주는 분이 없지는 않아요.

당장은 업무를 못 따라와도 인성만 좋으면 데려간다고 하시는데... 사람들이 저를 나쁜 사람이라고 오해해요. 


이제 그만 쉬고 싶은데,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당분간 회사 그만두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누군가의 코칭을 받아서 안전하게 사회생활을 연습하고 싶어요. 

그런데 경제적인 상황이 그걸 허용하지는 않아요. 

엄마도 제가 챙겨야 하고요. 


어릴 때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때부터 인생이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죽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했고요. 

부정적 사고를 많이 해서 대인관계가 좋지 않았어요. 

남자 친구도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이 없고요. 제가 집착이 심했거든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요


제대로 살고 싶어요. 

더 이상 저를 자책하면서 낮추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 소통하면서 저를 도와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은 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나 염려가 되어 적자면, 저나 제 글에 대한 댓글에는 대응을 하겠지만 가은 님에 대한 공격성 댓글은 무조건 삭제하겠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위로가 됩니다' 

매거진 <온 더 레코드> 10화 마침. 



글/ 김명선

- 수원에서 심리상담서점 <리지블루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 @bookstore_lizzy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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