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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Sep 18. 2019

우울증 수기집 <우울한 주인공 시점 시즌1> 발간

1.

지난여름, <우울한 주인공 시점>이라는 이름으로 16명의 사람들과 글쓰기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월 1회 오프라인에서 모이고 온라인 카페를 통해 글쓰기 과제를 진행했습니다. 16명 + 제작진 2명까지 총 18명이 함께했는데, 이중 15명의 글을 모아 동명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15명이 앓았던 15가지 우울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대부분 정신과 약을 먹고 전문가의 심리상담을 받을 정도로 힘들게 우울증(또는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앓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자살 시도나 자해 등 우울증의 극단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면이 많지만, 누군가한테는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덧. 

1기 제작진이었던 남연오 작가와 멤버였던 탈리타 님이 <우울한 주인공 시점> 2기 참가자를 모집 중입니다. 저는 개인 사정으로 2기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2. 

책 <우울한 주인공 시점 시즌 1>



*서지정보


형식 : 에세이 모음집

제목 : 우울한 주인공 시점 시즌 1

지은이 : 우울한 주인공 시점 1기 15명

페이지수 : 258페이지

크기 : 128*182(B6)

내지 구성 : 흑백 1도

가격 : 12000원

발간일 : 2019년 8월 31일 

ISBN : 없음


* 소개 


2019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우울한 주인공 시점> 1기라는 이름으로 모였던 사람들이 쓴 글을 모은 책입니다. <우울한 주인공 시점>은 ‘우울한 당신도 주인공이 되어, 당신의 시점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글쓰기 네트워크를 지향하며 시작했고, 일부는 치유를 경험했고 일부는 이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글쓴이가 가벼운 우울을 앓은 수준이 아니라, 병으로 우울증을 경험했고 여전히 정신과에서 약을 먹고 심리상담을 받으며 치료 중입니다.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필요한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문장


우울증 치료를 받는 나로서 우울증을 감기에 비유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먼저 ‘우울증’과 단순한 ‘우울’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은 감기처럼 쉽게 왔다 갈 수 있는 감정이지만, 우울증은 그런 수준이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하는 마음의 질병이다. - 8페이지, 탈리타


어차피 우울증을 앓는다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치료가 될 때까지 나와 함께 있어야 하는 녀석이라면, 나는 이 녀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 34페이지, 제로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존재가 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나를 포장하고, 어떤 것은 숨기고, 어떤 것은 더욱 드러내게 되었다.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 내가 점점 더 벅차게 느껴졌고 그럴 때마다 우울했던 것 같다. - 40페이지, 갈몽


내 초등학생 시절을 요약하면 꾸준히 친구가 없었고 부모에게 꾸준히 학대를 받았다는 말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도 나한테는 큰 충격을 준 일들이 있었다. 나는 그런 일들을 겪고 부모에게 심한 말을 들으며 점점 무너져 내려갔다. 나는 내가 결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사귀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 58페이지, 이연주


그래서일까? 나의 몸에 상처를 내는 것도 아프지 않았다. 오직 무감각한 얼굴로 선홍색 자국만 바라보며 주저앉아있던 날이 많았다. - 79페이지, 윤혜림


뒤늦게 나는 그때 당시에 내 모습이 많이 외로웠고,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부끄러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쓰러웠다. 그렇게 행동하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를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독이던 일을 그만하고, 그때의 나를 보내주고 싶다. - 93페이지, 양똥


평소에 나는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을 왜 느끼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슬프고, 우울하고, 기쁘다. 한 마디로, 내 감정에 끌려다닌다. - 97페이지, 넬리


정신병동에서 나온 후, 언니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나 빼고 우리 가족들은 다 강해 보여. 나만 이렇게 약한 것 같아. 그래서 더 내가 우리 가족이 아닌 것 같아.’ 언니는 ‘언니도, 아빠도, 엄마도 다 자신을 사랑해서 그래. 민솔이는 아직 아닌 거야. 점점 강해질 거야.’ - 123~124페이지, 김민솔


아직은 의사 힘을 빌려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나랑 맞는 의사를 만나기란 너무 어렵다. 왜냐하면 나는 낯을 많이 가리고 그 사람을 믿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 164페이지, 이주현


결혼도 육아도 어느 하나 쉽고 당연한 것은 없었다. 내 뿌리와 줄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꽃을 피우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다 보니 몸이 많이 아팠다. 무엇이 좋은지 알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도 많이 아팠다. 지금 돌아보며 나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토닥인다. 그래 이게 내 삶이었구나.  - 181페이지, 지구별 여행자


정말 다행인 일인데, 이젠 다들 괜찮다는데, 문제는 그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이다. 부모님 앞에서 유리 조각으로 손목을 그은 그날에 멈춰있는 듯하다.  - 189페이지, MING


"맞아. 팀장님이 나한테 좀 심하게 대하긴 했어. 근데 아무리 그렇다지만, 그게 우울증 걸릴 일이야? 그냥 내가 예민한 것 같아. 내가 원래 좀 마음대로 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으니까. 전 남자친구도 그렇게 말했었잖아. 원래 소심하고 우울한 성격이기도 하고. 휴." - 220페이지, 유달리


그 사람은 나에게 하나의 잘못을 저질렀을 뿐인데, 나는 그 사람이 미래에 저지를 잘못까지 예상해버린다. 그렇게 그 사람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까지 더해 그 사람을 미워한다. 그 사람과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면 편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 229페이지, 김명선


공포에 질려서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숨이 틀어막힌 채 세상이 멈추길 바랐다. 그만, 그만, 잠깐만이라도 멈출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가장 예쁘고 자랑스럽고 꼿꼿했던 나의 스물아홉이 싸늘한 서른으로 돌변하기까지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 247페이지, 남연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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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일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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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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