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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Dec 10. 2015

결과에 담담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

아델 1집 수록곡 <Chasing Pavements>

1.

요즘 3집을 내고 온갖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날아댕기고 있는 아델찡.

3집 열심히 듣다가 내친김에 1, 2집을 들었는데, 1집 타이틀곡 Chasing pavements에 꽂혀버렸다.


2.

I've made up my mind,
Don't need to think it over
If I'm wrong, I am right
Don't need to look no further

난 결정했어
더 생각할 필요도 없어
내가 틀렸다면, 내가 맞는 거야
더 이상 볼 필요 없어

이미 결정을 내렸다는 말로 시작하는 노래.

내가 틀렸다고 해도 내가 맞는 거고.

더 이상의 선택을 재고할 필요는 없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후렴구에서는 끊임없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Should I give up?
Or should I just keep chasin' pavements
Even if it leads nowhere?
Or would it be a waste
Even if I knew my place?
Should I leave it there
포기해야 하는 걸까?
아님 계속 길을 가야 하는 걸까?
아무데도 향하지 않더라도?
시간 낭비인 걸까?
내 자리를 알면서도?
그냥 거기에 두어야 하는 걸까?


3.

원래 자신의 삶이 대해 - 특히 자신의 연애사에 대해 - 쓰는 아델이니만큼, 이 노래 역시 사실은 사랑에 대한 노래다.

뮤직비디오 역시 연인이 등장하고,

노래 초반에도 아예 대놓고 love라는 말이 나온다.


This ain't lust
I know this is love
이건 욕망이 아니야
이건 사랑이라는 걸 알아


하지만 포기해야 하나, 계속 가야 하나-라고 절절하게 부르는 후렴을 듣다보면

어떤 선택을 한 후에 묵묵히 그 길을 가던 사람이, 중간에 그만둬야 하나, 계속 가야 하나- 고민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4.

선택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닐 때가 많다.

내가 마음을 정했다 해도 날 둘러싼 상황이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다.

간절히 기대했으나 배신하기도 한다.


그럴 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만둘까?

아님 계속할까?'


5.

사실 이 질문은 결과와 상관없이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선택받느냐 그렇지 않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선택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이 선택을 한다는 것이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결과를 만났을 때,

그리고 그 결과가 바라던 것이 아닐 때,

일순간 낙담하고 좌절할 수 있지만

곧 담담할 수 있다.


6.

이미 내 마음을 정한 순간

결과에 상관없이 변화는 시작된다.

변화가 시작되었다면,

다른 기회 역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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