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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Sep 13. 2017

D-46. 리딩큐어 수업에 가지 않은 날

1.

오늘은 리딩큐어 3회차 수업이 있는 날이다.

인지, 정서, 행동 중 정서에 대해서 배우는 날이고 지난번에 조별로 상담 계획을 짰던 것을 내가 발표해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난 수업에 가지 않았다.

지금도 수업은 진행되고 있겠지만, 나는 수원에 있고 수업이 열리는 신촌까지 가면 이미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포기했다.


2.

원래 일어나야 할 시간에 일어났지만 너무 피곤했다.

고민했다.

그 순간에 몰려오는 그 모든 불행한 감정을 물리치고 가야 할까,

아니면 그냥 쉴까.


나는 후자를 택했고, 잠을 더 자니 몸은 회복됐지만 나에 대한 실망감과 후회가 함께 밀려온다.


3.

어제도 무리해서 사람들을 만나긴 했다.

저번달만 해도 그래도 충분히 괜찮았는데, 이제는 내 기본 에너지용량이 폭삭 줄어든 느낌이다.


일종의 우울증 전조증상같은 느낌도 든다.

집중력과 의욕이 저하되고, 쉽게 피곤해진다.


월요일에도 주말 일정을 끝낸 뒤에 하루종일 파김치처럼 잠만 잤다.


약간 무섭긴 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 순간의 죄책감, 실망감, 후회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다.


수업에 가지 않고, 약속을 깨는 한이 있더라도

그날 하루를 여전히 즐겁게 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


이 문장을 쓰면서도 나에 대한 한심함과 자괴감이 솟아오르려 하지만,

그래도 회사에 안간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든다.


배가 고프다.

밥 먹으러 나가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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