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연말이 되니 이런 걸 정리하고 싶어졌다. 2025년 한국 극장 개봉작 혹은 넷플릭스 공개작에 한정했다. 고르고 보니 넷플릭스 영화가 절반이다. 과거에 비해 극장에 덜 갔다고 할 수는 없으니, 극장 개봉작이 부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상영시간 3시간 35분. 예술가 영화. 홀로코스트 영화. 디아스포라 영화. 하나 같이 재미없어 보이는 요소인데, 사실 굉장히 재미있다. 미국 어느 시상식에서는 애드리언 브로디를 두고 "사상 최초의 홀로코스트 2회 생존자"라고 농담했다.
PTA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 (그래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숀 펜의 연기가 발군이지만, 이제 디카프리오도 인정하자. 디카프리오와 '프렌치75' 전화 상담원의 통화 대목은 PTA가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유머일 것 같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후 변성현의 새로운 도약. 한국영화 후속세대가 없다고 다들 한탄했는데, 변성현을 리스트에 넣어도 되지 않을까 한다.
몸이 긴장하는 걸 느끼며 영화를 본 건 오랜만이었다. 극장에서 봤으면 더 그럴뻔했다. 결말을 욕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은데, '열린 결말'을 싫어하는 나도 이 영화 결말은 좋았다.
단연 올해의 발견. 슬로 시네마는 세계 독립영화의 주요 흐름이라는 점, 내가 이런 유형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선 10~20년 전 잠시 유행하는 듯하다가 사라진 '홍상수풍 영화'가 일본에서 계승, 발전되고 있었다. 이 영화를 보니 홍상수는 월드 시네마의 한 흐름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중 이번 영화가 가장 좋았다. 앞선 두 편은 웰메이드 '후더닛' 영화였다면, 이번 영화는 그 특징을 유지하되, 캐릭터에 매력이 더해졌다. 조쉬 오코너란 배우를 기억하게 됐는데, 찾아보니 스필버그 차기작 주연이다. 역시 스필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