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로와 갈래길

스노우맨

by myungworry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비채)을 읽다. 네스뵈는 노르웨이의 인기 작가로, 깡마르고 반권위적인 형사 해리 홀레가 나오는 10편의 시리즈가 대표작이다. '스노우맨'은 그중 일곱번째 작품이자,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이다. '스노우맨'을 읽다보면 홀레의 전사가 드문드문 나온다. 전작을 읽은 팬들을 위한 서비스 같은 것으로, 몰라도 읽는데는 지장이 없다.


영국, 미국과는 다른 노르웨이 산이기는 하지만, 기괴하고 변태적인 연쇄살인범과 그를 좇는 비전통적인 형사라는 구도는 익숙하다. 범인의 범행동기가 너무 전형적이고 보편적이고 지질한 것이 오히려 놀랍다.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복지 국가이며, 여성 인권이 비교적 신장된 상태이고, 다수의 시민들이 침착하고 이성적이라는 것이 한국 독자의 보편적인 인식 아닌가. 그런데 스웨덴의 '밀레니엄' 시리즈도 그렇고, 북유럽 스릴러에 '스노우맨' 같은 여성혐오 범죄가 주요하게 다뤄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밀레니엄' 시리즈처럼, 범행 수법이 극도로 잔혹하다는 것도 유사하고.


범인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몇 가지 트릭을 쓴다. 스릴러 소설에서 흔한 기교지만, '스노우맨'의 갈래길은 좀 깊이 들어간다. 범인인줄 알았던 무고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꽤 한참 빠진다는 뜻이다. 들어갔다가 돌아나오는데 무리수는 없어 보이지만, 직선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유머 요소는 거의 없지만, 노르웨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몇몇 대목은 웃겼다. 음침하고 국외에 내놓을만한 것이 거의 없는 노르웨이의 사정을 드러낸다. 그런 묘사에 분개하는 노르웨이 독자도 있으려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업무지향적 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