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에 대한 비종교적 해석

하비 콕스 '예수 하버드에 오다'

by myungworry

2004년 나온 책의 2026년 개정판을 읽었다. 원서도 2004년 나왔으니, 거의 출간되자마자 번역된 셈이다. 해방신학, 종교 간 대화 등에 관심이 많은 신학자 하비 콕스는 1980년대 초부터 하버드대학교 학부 교과 과정의 '윤리적 사유' 분과에서 예수에 대한 과목을 가르쳤다. 학생을 기독교 신앙으로 인도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현대인의 도적적 선택을 예수의 삶, 생각과 비교해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달리 말하면 '기독교 윤리학' 정도가 될 것이다. 콕스는 예수의 삶에 학문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철저히 실천적인 차원에서 다가선다.


콕스는 예수가 유대인 랍비였으며, 당대 사람들의 윤리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콕스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성한 측면을 거의 강조하지 않으며, 개신교 신앙을 가지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물론 권한다고 따를 학생들도 아니다) 콕스는 신약을 중심으로 성경을 쉽게 해설하며, 예수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 현대 학생들에게 올바른 삶의 지침을 제공하려 한다.


예수는 병든 자를 고치거나 스스로도 죽은 뒤 살아나는 것 같은 기적을 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콕스는 이런 전언이 사실인지 밝히기보단 이런 이벤트의 의미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신성을 가진 예수가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이유는 "인간 생명의 자연스러운 과정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며 "하나님은 인간이 가진 한계, 고통, 기쁨, 실의, 죽음 등 모든 것을 인간과 나누어 가지길 염원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예수의 병 고침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드러낸다. 당시 병은 '죄에 대한 신의 형벌'로 여겨졌다. 이런 인식에 대항해 예수는 병을 고치며 "병든 사람이 아픈 것이 자기 자신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렸고, "병이 자연 질서를 위해 하나님이 의도하신 바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도 가르쳤다." 비종교인이나 과학자에겐 예수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가장 난해하다. 예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핵심 자질이기도 하다. 콕스는 이를 두고 "생명이 죽음을 이긴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샬롬(평강)이 잔인함과 탐욕, 포악함을 이긴다는 최후의 승리"로 해석한다. 부활 이야기는 '믿음'이 아니라 '희망'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결국 콕스가 이 책에서 시도하는 것은 그가 존경한다는 본회퍼의 말처럼 "그리스도교에 대한 비종교적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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