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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ung Yi Yoo Jun 16. 2016

한계비용 제로사회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과거 제레미 리프킨의 도서들을 읽으며 그의 선견지명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의 저서 <엔트로피>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사용이 가능한 것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혹은 이용이 가능한 것에서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또는 질서 있는 것에서 무질서한 것으로 변화한다”을 설명하면서 경제학자가 아닌 환경 철학자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함에 따라 엔트로피, 즉 환경 청구서는 계속하여 증가한다는 내용이었는바, 이후 그의 이론을 더 넓혀 발표한 도서가 <3차 산업혁명> 이었다. 인터넷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진 3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1,2차 산업혁명의 수직적 권력은 협력적 네트워크와 분산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수평적 권력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는 내용으로, 애덤 스미스에서 벗어나 협업의 시대를 강조하며 3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를 정의하고 있다. 상세 내용은 생략하기로 하며 그의 과거 도서부터 일관되게 강조하는 내용은 “지구 환경” 과 연관되어 저술한다는 것이다.

 이후 그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사회” 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본 도서를 집어 들었다.
우선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본 도서를 시작한다. 봉건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변모할 수 있게 한 큰 원동력에는 수력과 풍력이라는 에너지 혁명과 인쇄라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설명하면서 에너지라는 숨겨진 요소를 부각시킨다. 


 또한 증기엔진, 철도공사를 통하여 근대판 주식회사의 탄생을 설명하며 그에 필수불가결한 중앙집권형 상의하달식 명령 및 통제 메커니즘이 필요한 수직적 통합기업의 모습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후 20세기를 들어서면서는 석유의 발견과 내연기관의 발명 그리고 전화의 도입이라는 새로운 에너지 및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었다.

 

기업들은 한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량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으며 또한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통 과정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생산과 유통을 내부에 모아두려는 의도는 필연적으로 철도 회사보다도 더 복잡하고 거대한 수직적 통합 기업의 형태를 낳았으며 이는 20세기에 걸쳐 지배적인 자본주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현재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3D 프린팅으로 대변되는 기술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가트너에서 선정한 2015년 10대 IT Trend 에도 2개 모두 선정되었을 정도로(2016년도에는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여서 사물인터넷 플랫폼, 3D 프린팅 재료로 발전시켰다) 실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숙하여 발전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특히 IoT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예측하고 있다. Exponential Function로 증가하는 정보통신기술 혁명으로 극단적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 MC = 0이라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며, 이러한 Marginal Cost Zero Society에서는 자본주의 원리인 재화의 물물교환, 소유권이 없어지고 접근권이 강화되어 자본주의를 대체할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가 도래하고 있고 현재 그러한 경제체제로 이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로런스 서머스, 브래드퍼드 펄롱은 자본주의의 궁극적 승리인 한계비용이 제로라면 이 또한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고하며, 이를 대체할 패러다임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만약 정보 상품이 생산의 한계비용, 즉 제로 판매가로 유통된다면 소비자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고정비용을 충당하는 기업들은 상품을 창출하거나 생산할 수 없다.. (중략).. 이 복잡한 일련의 현안에 관해 어떻게 사고해야 옳은지는 불분명하다. 분명한 한 가지는 경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적절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략).. 그러나 우리는 이를 대체할 적절한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상태다.”


이러한 자본주의 문제점을 대체할 협력적 공유 사회는 사물인터넷을 통하여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소수가 독점하던 경제적 권력이 다수로 넘어가고 경제생활이 민주화될 것이다. 경제 전체의 효율도 증가하고 그만큼 자원낭비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는 Collaborative Commons 관련 내용을 크라우드펀딩, 통화의 민주화, 기업가정신의 인본화, 근로에 대한 재고를 통하여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풍요의 경제 체제를 위하여 우리 모두가 호모 엠파티쿠스이기에 지구 상의 개인과 종에 대한 생물권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90년대 대학을 다닌 나(물론 선배님 포함)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하였지만 내 자식 세대는 이미 생물권이 지구의 공동체이고, 이 공동체의 건강과 행복이 우리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향후 지구 공동체를 위한 범세계적인 지구인으로 협력적 공유사회를 살아가는 공유시민이 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리프킨이 강조하고자 한 것은 희소성의 경제에서 풍요의 경제로 가는 것이 단지 기술 때문만이 아니라 이러한 생물권 의식으로의 전환이 다음번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생물권 의식을 통하여 인간 이외에 생물들을 확대된 가족으로 인식하고 인류 전체를 가족으로 포함하는 공감의 확장을 이룩하도록 노려해야겠다. 이것이 Singularity 에 대비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지구인 의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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