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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면지언니 Jan 01. 2021

안녕- 여전히 낯선 2020!

2020년 낯설게 돌아보기

여전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여전하지 않았던 삶을 살며 새로운 틈을 찾았다. 틈 찾기는 생각보다는 흥미로웠다. 사실 초반에는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에 온갖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해석한답시고 부여잡는 데에 온 힘을 썼다. 그리고 이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시간을 두껍게 읽기 시작했다.

마주했던 여러 과제들이 얇은 고민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껍게 읽기 시작했다. 여러 상황과 현상들의 연관관계도 느리게 이해해나갔다. 그 시간들을 관통하며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들은 #기여 #자기배려 #포용 #실천 과 같은 것들이었다.

한-프 거리예술 공동창작 <Loop Stop: Broken Bridge>
글을 많이 썼다.

수 없이 많은 문장들을 찍어냈는데,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그 속도에 따라와 주지 못해서, 결국에는 좀 버거웠다. 내 안에 문장이 다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즈음 간신히 맡은 일들이 다 끝났다.

서울평화문화축제 기획자 생태 연구 2차 모임 / 출처: 도봉문화재단, 촬영: Chad Park
엉뚱한 번아웃을 많이 겪었다.

많은 일들이 취소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점점 나를 지치게 했다. 끝까지 어떻게든 해보려던 제법 규모 있는 행사들, 축제들은 여지없이 코웃음을 치며 떠나갔다. 그리고 모두가 안된다고만 하는 것이 지쳐서 때로는 차라리 고립을 선택했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했고, 많은 공부를 했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다 이해하고 싶었고, 여전히 가보지 않은 곳들에 대한 환상과 호기심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수다를 떨었다. 내가 만난 것들, 경험하고 겪은 것들을 정리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공연·제작

아이모멘트 <생동감 필름> 영상/전시

아이모멘트 <지게꾼> 공연/영상

보이스씨어터몸소리 <한 사람을 위한 자장가> 공연

보이스씨어터몸소리 <공간을 노래하다> 영상

윤대리 <어둠 속의 축제: 행복의 샛길> 공연

몸꼴 <몸이 만난 공간> 영상/전시

몸꼴 <충동> 파주문화의달, 공연/영상

아도크 <비상> 파주문화의달, 공연/영상

우석훈 <숨은 그림 찾기>, 전시


국제교류

<비 오는 날이면,> 호주 전시, APAM / 웹 페이지

<크로키키 브라더스> 대만 공연

한·태·일 온라인 국제교류 <내 자리에서>

한·프 거리예술 공동창작 <Loop Stop: Broken Bridge>

<충동> 스페인, 영국, 대만 공연

<생동감> 일본 공연

<마사지사> 인도네시아, 독일 공연

<크로키키 브라더스> 러시아 공연

영국 펠로우십 파견


인터뷰·연구·글

뉴 커넥션, 국제교류의 변화와 미래 / 웹 페이지

서울평화문화축제 기획자 생태연구 / 자료 읽기

서울문화재단 기획자 190시간 / 자료 읽기

예술경영지원센터 거리예술 자료집 / 서문 읽기

웹진 인디언밥 <파자마가 잘 어울리는 여자>

웹진 예술경영 <서로 다른 공간에서 만난 새로운 가능성>

웹진 연극 in <공연, 그 감동의 기억을 넘어서>

월간 한국연극 6월호 <멈춤 버튼을 누르기 전>

청년 기획자 플랫폼 11111 기록, 아카이빙 (ing)

서울을 바꾸는 예술 인터뷰·글 <나에서 시작한 예술, 우리를 위한 예술이 되다>


포럼

한국거리예술협회 온라인 긴급총회 / 자료 읽기

춘천문화재단 온라인 100인 라운드 테이블

문화연대 코로나 19, 문화예술 긴급지원정책 토론

XTRAX Global Conversations East Asian Outdoor Arts

서울거리예술축제 2020 포럼 /  변화, 거리예술축제의 출구


축제 (변경 네이밍이 시대상 반영함... -_-;)

포항거리예술축제(취소) 

 > 포항거리예술축제 <조금 다른 만남>

과천축제(취소) 

 > 과천축제 <못다 한 이야기>

영등포 포롱포롱 문화제 (부분 취소)

  

매개·연결

서울아트마켓 PAMS Connector / 링크

서울문화재단 생활문화활동가(영등포) / 링크


강의

시흥청년문화기획학교 #내가_만난_거리예술

춘천마임축제 기획 아카데미 #축제와_국제교류

아르코 예술인력지원 교육 #기획자_커리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국제교류_실무


제품·개발

한국거리예술협회 '거리예술00백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상품개발유통지원사업)


번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해외공모 번역




Adieu 2020!

호주에서 함께 작업한 매들린, 지현, 팀

호주의 여름에 머무르던 연초에는 한 해가 재난으로 가득할 줄은 생각 못했다. 인정하기 두려워서 덮어뒀던 문제들을 잔뜩 꺼낸 해이기도 했다. 많은 것들이 우후죽순 사라졌고, 새로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졌다.


대면의 비중이 줄어든 협업에 익숙해졌고, 대안들을 찾으며 이전에 안 해본 일들에도 덤볐다. 해외의 동료들과도 많이 이야기 나눴고, 글도 많이 썼다. 브런치를 시작했고, 지난 작업들을 아카이빙하며 기획과 국제교류에 대한 강의도 했다. 많은 것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 덕에 해외의 포럼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 배울 것의 목록은 늘어만 갔다.

<비 오는 날이면, (파전이 생각나)> 전시 작업


잔뜩 취소되었지만, 또 잔뜩 실험했다. 영화 찍는 이들을 존경하게 된 #생동감필름 은 로케이션부터 촬영, 편집까지, 힘들었지만 새로운 방식의 일을 많이 배우게 해 주었다. / 이전의 작은 씨앗들과 그동안의 관심사들이 공연으로도 이어졌다. 오로지 단 한 사람을 위한 공연 #한사람을위한자장가 는 관객들과 만남이 참 진했다. / 인연이 이어져서 문화비축기지에서 소리를 주제로 한 영상 작업 #공간을노래하다 도 몸소리와 함께 했다. / 창작실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도발하며 호기롭게 덤볐던 한국-프랑스 공동창작 공연, 거리극 #LoopStopBrokenBridge 는 끝내 어려웠지만 함께 해낸 것이 대견했다. / 그리고 디제이를 한 명 데뷔시켰(?)다. 윤대리와 함께 했던 #어둠속의축제_행복의샛길 은 참 행복한 작업이었다. 광주에 팬클럽도 하나 생겼으니. / 끈질기게 이야기 찾고, 장면들을 만들어서 지게를 이고 청계천에 나갔던 #지게꾼 은 여러 숙제도 남겼다.


보이스씨어터몸MOM소리

내 동네 과천의 축제도 취소되어, 그림 그리는 우석훈과 #숨은그림찾기 라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갔다. 한 달 내내 시민들의 이야기 속에 파묻혀서, 내가 그림을 그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 포항에서는 축제의 취소를 축제 못지않은 진한 만남으로 메워나갔다. 새로운 방식의 일들은 어색하고 버거웠지만, 많은 친구들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특히, 함께 했던 #안녕거리예술 은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나 역시 거리예술을 다시금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어 고마웠다.


비주얼씨어터꽃 <셀프 마사지사> 쇼케이스


일 년간 느슨하게 만나오던 영등포 #포롱 의 이웃들과 마지막 축제를 준비하던 중, 이마저 어김없이 취소됐다. 그렇지만 그 축제를 준비하며 담아냈던, 대화와 공유의 자리들은 충분히 값졌다. 영등포에서는 이웃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영등포의 생활문화 지도를 만들었다. 생활문화에 여러 다른 방식을 제안할 수 있는 워크숍도 기획했다.


해외의 동료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시작했던 #뉴커넥션 은 엄청 값진 공부와 생각의 자리가 되어주었다. 우리는 여전히 남은 질문들을 한 아름 안고 있다. / 일본, 태국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내자리에서 는 모든 것이 멈추었던 시기의 나를 살려주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여전히 우리의 예술과 창작이 연결되고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공유의 자리에서는 함께 울고 웃으며 어느새 가까워진 관계를 발견했다.


늘 이런저런 모습으로 참여했던 서울아트마켓에 #팸스커넥터 로 함께 했다. 비대면이라는 환경 탓에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이 더 늘고, 스스로의 부족한 점도 많이 발견했다. 담엔 더 잘할 수 있어. / 서울평화문화축제에서 #거리예술생태계 연구라는 이름으로 생태계를 아주 조금 훑어보고 내 멋대로의 생각들을 잔뜩 풀었다. 연구를 맺으며 여러 이유로 좀 울었다. / 그리고 #거리예술통합홍보물 을 만든다고 동료 거리예술인들의 인터뷰를 엄청 많이 했다. 인터뷰가 올해 일들 가운데 엄청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참 재밌고 좋다.

거리예술 통합홍보물 인터뷰 장면 / 출처: 예술경영지원센터, 촬영: 임다윤(쏘셜포토)

협회에서 긴급 총회도 열고, 거리예술의 현안에 대해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도 나눴다. 이야기한 만큼 살아내고 변화하지 못해서 자책했지만, 다시 일어설 힘도 얻었다. 엉뚱하게 가방도 하나 제작해서 열심히 팔고 배송했다.



외면하기에는 너무 2021이다. 다들 고마워요. 비틀비틀, 아슬아슬, 두리뭉실한 저와 동행해주어 고맙습니다. 평범한 나의 기록도 시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록을 남깁니다. 새해에는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보겠습니다. 복 많이 받고, 많이 나눠드릴게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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