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으로 분주했던 4월이 지나고
온통 초록으로 물든 산을 바라보느라 바쁜 5월이 찾아왔다.
바람 부는 날이면 틈틈이 양 팔을 쫙 펴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야 하고,
거실 창문 한두 개를 열고 소파에 누워 하늘을 바라봐야 한다.
옷장 문을 열어 꿉꿉한 냄새를 날리고,
주방 상하부장 문도 열어 묵은 음식 냄새를 바람에 내보내야 한다.
또 냉면과 국수의 계절을 대비하기 위해
양파, 무, 오이로 피클을 넉넉히 담가 숙성 시켜야 하고,
시어머니가 주신 열무 싱건지에 국수를 삶아 먹어야 한다.
아파트에 장이 서는 날은 콩 국물을 사다가 콩국수를 만들어 먹고 싶다.
슬슬 평양냉면을 먹으러 '을밀대'도 한 번 다녀와야겠고
더워지기 전에 가족과 함께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보고 싶다.
상반기 수업은 끝났고 일상은 제자리를 찾으려 하지만 마음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5월은 그렇게, 나보다 먼저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