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방학이 있었으면 해서-마지막화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

by 에스텔라




아침에 간단히 조식을 먹고 해운대 산책을 나섰다. 자기 전 스트레칭을 깊게 오래 머무르는 자세를 했더니 컨디션이 금세 회복됐다. 여행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에서 해변열차를 타고 송정해수욕장까지 도착, 그 근처에서 해물스파게티를 먹고 커피를 마신 다음 부산역으로 출발하면 되는 일정이다. 세미 J형인 나는 대충 이렇게 루트를 짜고 체크아웃을 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는 <나 혼자 산다>의 배우 이주승 편에서 눈여겨봤던 곳이다. 이 열차는 미포정거장-청사포 정거장-송정해수욕장까지 총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엣 철도시설을 재개발한 열차라고 한다.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 두 개의 열차로 나눠서 운행을 하고 있고 현재 해운대의 핵심 관광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해변열차는 창가를 마주 보며 앉아 30분 동안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나는 해변열차를 탑승하기로 했다. (스카이캡슐은 예쁘지만 중간에 내려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에 포기)


30분 동안 윤슬을 머금은 바다를 실컷 보기 위해서는 미포 정거장에 일찍 대기해야 했다. 서둘러 나선 덕분에 나는 첫 번째로 줄을 섰고 내가 원하는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열차가 출발하자 겨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또다시 눈에 가득 차오르는 윤슬.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는 어떤 음악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풍경에 내 눈과 마음을 맡기고 시간을 낼 뿐이다. 나는 그렇게 30분 동안 올해의 계획이라든지 어떻게 살아야지, 하는 다짐은 잊고 눈앞의 풍경을 즐겼다.


4년 만에 혼자 떠난 여행, 따뜻하고 음식이 맛있는 곳,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는 곳. 흰여울 문화마을부터 송정해수욕장까지, 짧았지만 1박 2일 동안 나는 최대한 나인채로 지내보려 애썼다. 내가 좋아하는 나, 내가 미워하는 나, 이중적인 나, 자존감이 낮은 나, 그런데 의외의 나, 썩 괜찮은 나, 한번 믿어볼 만한 나. 이렇게 힘써 애쓰는 시간이 있어야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살면서 작은 일에도 쉽게 무너지는 일이 줄어들 테니까.


다가오는 2025년에도 이러한 나를 만나러 또다시 애쓰러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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