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글을 쓸 너에게

정여울_《끝까지 쓰는 용기》

by 에스텔라



작가 _정여울


책 소개 _ 문학 평론가에서 작가로, 상처 입은 자에서 치유하는 자가 된 정여울 작가. 그동안 인문학과 여행서에서 독자들과 교감해 오던 작가는 이번에 《끝까지 쓰는 용기》라는 첫 글쓰기 책을 펴냈다. 지금까지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받았던 질문에 대한 대답, 오랜 시간 꾸준히 글을 쓰면서 느꼈던 것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진심을 다해 알려준다. 이 책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그리고 18년 동안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상처와 마주한 정여울 작가의 내적 성장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감상 _ 언제부터인가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작가를 좋아하게 됐다. 책의 완성도를 떠나 '이 작가의 글을 계속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내게도 생겼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문학상을 휩쓸었던 작가들이 링 위에서 오래 버틴 경우가 별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꾸준히 글을 쓰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게다가 쓸쓸하고) 글을 쓰는 목적이 대외적인 인정이라면 힘들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좋은 글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게 글을 쓰는 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여기 그와 같은 마음으로 매년 책을 쓰는 정여울 작가가 또 한 권의 책을 냈고, 그 열정과 부지런함에 독자인 나는 그저 기쁠 뿐이다.


열렬 독자에서 작가로 성장한 정여울 작가, 그녀의 첫출발은 문학 평론가였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감성을 뺀 글을 쓰라는 요구에 자신의 쓰고 싶은 글의 방향과 다름을 깨닫고 철저히 이방인의 시간을 살았다고 한다. 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장기 유럽여행을 떠나고, 누가 보지 않아도 매일 글을 쓰면서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인문학을 통해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출발이 《시네필 다이어리》였고,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을 통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그리고 계속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지 않으면 안 될 순간을 맞이한 작가는, 결국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 이후로 그녀는 심리학과 문학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엄마와의 갈등, 사회생활에 맞지 않는 성격, 최초의 트라우마 등 자신의 상처를 써 내려가면 갈수록 독자들은 그 이야기에 위로받고 공감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토로하듯 한 번에 그치는 글이었다면 금세 잊힐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해서 드러내고 이야기함으로써 치유의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했다. 이건 작가가 이번 책에서 말했듯, '나의 이야기를 중시하되, 나의 삶을 타인의 삶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집합'의 작업을 꾸준히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20대 후반의 대학원생은 평론가에서 신인 작가가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상처를 고백하고 이겨내는 내공 있는 에세이스트가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 내공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간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없이 받았던 질문들에 대답은 자세하면서도 친절하다. 특히 '비판한다고 나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작품을 창조하는 사람의 이름이 오래오래 기억될 수밖에 없다'라며 창작자에 대한 존중과 책과 글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본인이 평론가에서 작가가 되면서 경험한 일이기에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혹독한 감기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주저앉지 않고 매일 글을 쓰며 자신을 치유해 나갔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 제목 그대로 '끝까지 쓰는 용기'는 우리 안에도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일은 결코 싫증 나지 않는다'라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미치도록 좋다고 한 정여울 작가. 한때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까지 글을 썼지만 지금은 그저 이 일이 신난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도 잘하게 되기까지, 그녀는 노력도 재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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