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인
하루라는 아득한 여행을 마치고
밥과 국이 놓인 식탁에 우리는 불청객처럼 모여 앉는다
오늘도 산에서 하루를 보냈을 뿐
사람은 만나지 않았다
눈을 뜨고 구름의 천변만화를 보았고
눈을 감고 마음의 강물 소리를 들었을 뿐
그립다거나 미운 마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에 잠긴 달 같은 하루였다
하루가 일생 같고
일생이 하루 같은
낯선 하루살이의 꿈속에서
나는 무엇을 놓쳤을까?
하루해가 지면
흘러간 강물의 질량만큼 일생은 줄어들고
지나간 모든 순간들은 돌아오지 않건만
사망의 골짜기를 헤메이는 어린 양처럼
나는 아직 지혜를 얻지 못해
자유롭게 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