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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Nov 22. 2020

소소하지만 정성 가득

코로나 극복을 위한 노력에서 부캐로

[부천생활문화기획프로젝트 by MJ특파원]

내 삶의 스위치 : 부캐와 본캐 

상인들의 두 얼굴 외전.  오정구 사람들의 부캐


인터뷰 3: 

소소하지만 정성 가득

-이향아 님 / 소속: 광고회사 / 부캐: 코롱이


안녕하세요. 부캐를 찾아다니고 있는 인터뷰어 MJ입니다 :)


이번엔, 외전으로 상인분이 아닌 상인분을 인터뷰하다가 만난 분입니다. 원종 제일시장 상인분과 인터뷰를 하다가 손님으로 오신 분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더니 흔쾌히 본인의 부캐도 공유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상인분이 아닌 이웃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어서 재미있었네요!  


MJ: 안녕하세요. 나이가 어리신데 전통시장은 자주 이용하시나요?

네. 엄마랑 주말에 집 근처 시장으로 자주 구경하고 이거 저거 사러 많이 와요. 그리고 요즘에는 새로운 부캐가 생겨서 그 재료들을 구하러 많이 오고 있습니다.


MJ: 먼저, 향아 님의 본캐는 무엇인가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서울의 한 광고회사에서 3년째 근무 중이에요. 기업의 CSR 활동의 홍보 및 진행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CSR 활동들 중 아이들을 만나는 일들이 많아서 거의 유치원 선생님 같기도 해요.


MJ: 오늘 공유해보고 싶었던 본인의 부캐는 무엇인가요?

저의 부캐는 뜨개질, 비즈 등 각종 공예활동이에요. 


MJ: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올해 2월부터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졌잖아요. 그래서 3월부터 저희 회사에서 유급휴가가 시작됐어요.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하는 일이 아이들 관련된 행사가 많아서,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다 연기 됐거든요. 아이들 있는 곳들은 코로나를 특히 조심해야 하니까.. 

처음엔 그냥 기쁜 마음으로 쉬었어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해서 이렇게 시간이 생긴 게 몇 년 만이었거든요. 그래서 계속 쉬고, 놀고 했어요. 그런데, 한두 달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코로나가 안 끝나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4월, 5월, 6월 휴가가 연장됐죠. 그러다 보니 그냥 집에서 쉬고만 있기 너무 심심한 거예요. 요즘 '코로나 블루'라고 하잖아요. 일을 안 하면서 오는 무기력증과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 뜨개질과 비즈공예를 시작했습니다. 

부캐 '코롱이' 님이 만든 가방과 지갑.

MJ:  코로나로 새로운 취미를 찾으셨군요. 뜨개질이 '코로나 블루 ' 극복에 도움이 많이 되나요?

네, 엄청 많이요. 이게 쉬워 보여도 만드는데 엄청 힘들고 어려워요. 물론 저만 어려운 것 일 수 도 있지만(웃음). 만들면서 힘들지만 계속해서 하다 보면 모양이 잡혀가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그리고 딱 완성품이 되었을 때, 굉장히 기쁘고 성취감을 느낍니다. 너무 행복해요 완성하면. 


MJ: 엄청 어려워 보여요. 뜨개질은 원래 하는 법을 알고 계셨나요?

아니요. 이번에 코로나 19 때문에 시작하면서 처음 배운 거예요. 저는 유튜브로 뜨개질을 배우고 있어요. 뜨개질을 배우기 위해 이거 저거 많이 검색해서 보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채널은 '털뭉치' 채널과, '아델코바늘' 채널이에요. 이분들이 만드시는 것 보면 다 이뻐서 가장 자주 봐요. 저는 이분들을 스승님이라고 불러요(웃음). 그분들은 저를 모르시겠지만. 

부캐 '코롱이' 님이 즐겨보시는 뜨개질 유튜브 채널/ 왼.털뭉치 채널 오.아델코바늘 채널

MJ: 부캐에 이름 지어주기를 하고 있는데요, 향아 님의 부캐에 닉네임을 정해본다면 뭐로 하고 싶으세요?

음 닉네임 생각 안 해봤는데.. 지금 한번 정해볼게요. 재밌네요. (옆에 앉아있던 동료분: 코롱이 어때~!? 코바늘 꿰는 롱다리 ㅋㅋㅋ) 아, 코롱이 귀엽네요. 맘에 드는데? 코로나로 시작한 코바늘로 뜨개질하기 뭐 이런 의미도 되고? 롱다리는 아닌 것 같지만(웃음) 이걸로 할게요. 나중에 유튜브를 하게 된다면 채널 이름으로 써도 되겠네요.


MJ: 그럼 '코롱이'로 부캐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재밌는 점은 무엇인가요?

만드는 과정 그 자체가 재밌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선물하는 재미예요! 주변 분들에게 선물하는 재미가 가장 커요. 다들 소소하지만 정성 가득한 선물이라고 많이 좋아해 주세요. 처음엔 무기력 극복을 위해 시작했지만, 요즘은 선물해주고 싶어서 만들게 되기도 해요. 직장 동료들, 친구들, 가족들 것 까지 만드느라 손이 아주 바빠요.


MJ: 직업이 있으시면서 부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모든 것의 돌파구가 하나 생긴 기분인 것 같아요. 코로나로 쉬고 있을 때는 그것의 돌파구가 되었고, 지금은 원래 일을 계속하고 있으면서도 뜨개질을 하면서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되고 있어요. 부캐가 없으신 분들도 하나 만들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MJ: 마지막으로 또 만들어 보고 싶은 부캐가 있을까요?

아직 새로 또 다른 부캐를 만들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부캐 활동을 더 발전시켜나가고 싶어요. 지금은 작은 것들. 지갑이나 파우치, 작은 가방 정도 만들지만 더 연습해서 좀 큰 것. 니트나 재킷 같은 옷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앞으로 많이 연습하려고요. 


-인터뷰어 MJ의 후기

처음으로 제가 찾아간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공유해보고 싶다고 하신 인터뷰이어서 더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저에게 인터뷰 기념으로 직접 만드신 작은 지갑도 선물해 주셨는데, 정말 몇 년 만에 받아본 정성 가득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주변분들에게 선물을 주며 행복하게 해 주실 향아 님의 부캐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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