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자유여행의 워밍업 여행 - 스페인 마드리드 3주
- 영어를 못해도, 가보자GOPD, 해보자GOPD, 무작정GOPD! -
무지개 깃발은...
식당, 카페, 기념품 샵, 각종 상점들...
공공기관들에도 무지개 색깔들이 펼쳐져 있다.
‘뭐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2024 마드리드 오르구요’ 기간으로 매년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퀴어축제, 성소수자 축제... 라고 하면 쉽게 설명이 될까?
그 축제 때문에, 가뜩이나 비싼 마드리드 숙박료를 비롯한 물가가 더 비싼 까닭이다. 여행오기 전에 ‘내일투어’라는 여행사에게 내 계획을 말하고, 예약 대행을 시켰는데... 왜, 이렇게 비싼가 했더니...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이 축제는 매년...
마드리드에만...
스페인에서만...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축제라고 한다.
매년 200여만 명이 참여하러 온다고 하며, 참여하는 사람들은 증가세라고 하고, 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세계에서 오는 일반 관광객들까지 합하면, 마드리드에는 3백여만 명이 2주 동안 머문다는 이야기다.
거리를 다녀보면 진짜 사람이 진짜 진짜 많다. 매우 매우 많다. 일몰도 밤 10시 이후에나 있어서, 웬만한 저녁은 대낮이고 밤도 한국의 초저녁 정도의 어둠이기 때문에, 치안 문제도 없고 사람들은 이것저것 즐기기 좋은 분위기다. 거기에 더해서 축제가 끼어있어서 사람들은...
해피
해피 해피
해피가 넘쳐흐르고 흘러
해피하다.
축제의 모든 행사를 참관할 수는 없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행진을 보면서, 촬영까지 해야겠다고 마음 다잡는다. 여기서 촬영을 하는 데, 마음을 다잡는다는 표현이 되었냐 하면... 퇴사 후에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을 하지 않았다. 촬영, 편집, 연출... 이 말들 조차 싫었고, 전문 카메라나 편집기는 만져보기도 쳐다보기도 싫었다. 이번 마드리드 여행을 통해 무엇이든 촬영을 해볼까 하는 마음에 가져오기는 했지만,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런 축제를 언제 접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카메라를 잡겠다고 굳은 마음먹게 되었다. 드디어 토요일 저녁 7시 아토차 역부터 행진이 시작된다. 시작되기 1시간 전에 촬영장비와 무릎보호대, 손가락장갑에 모자, 선글라스 그리고 마스크까지... 호텔이 있는 도로를 건너서 그쪽에서 촬영하기로 생각하고 자리를 잡았다. 태양은 정면으로 나를 향하고 있어서 점점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내 얼굴, 내 몸, 내 마음이...
마드리드 아토차 역부터 콜른 광장까지 큰 도로의 양쪽 인도에 차단장치가 설치되어 함부로 도로로 들어올 수 없도록 막음과 동시에 공연자와 관람자를 구분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추후에는 차단장치를 사이에 두고 공연자와 관람자 구분이 안되고 모두 공연자이자 관람자가 되는, 그런 모습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참, 신기하다. 도시 전체가 클럽이다. 모두 즐기는 분위기다.
현장에는 시작도 되기 전에 열기가 대단하였다. 그리고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각양각색, 남녀노소, 어떤 기준점을 잡고 구분하기가 무의미하기까지 하다. 관람자들 중에는 행진에 참여하지 않은 성소수자들도 일반인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누가 누구이고 누가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았다.
방송매체에서만 접하던 그들에 대한 평상시의 생각은 그들을 지지는 안 하지만, 굳이 욕은 하지 않고 그냥 무심하기만 하였다. 행진을 촬영하면서 그들을 봤다. 그들도 그냥 사람이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오히려 우리들보다 마음이 열려있음이 보인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지지하라고 권유는 하지 않겠다.
다만, 욕을 하고 백안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을 그냥 인정해 주는, 다양성으로 바라보고 포용하는 마음을 갖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마저도 용납이 안된다면, 욕과 폭력 행사가 아닌 차라리 그냥 무심했으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