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좋은 일이라고 글까지 쓰나. 어떤 이들은 혀를 찰 것이다. 혀의 수고를 덜기 위해 한 말씀드리자면, 당신이 나를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잘못은 아니다.
모든 경험은 개인적이고, 그 순간에는 가장 타당한 선택이며, 그때의 감정은 그때의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다.
고통의 기록은 가장 내밀한 곳에서 타고 남은 재가 뿜는 연기와 같다. 고통이 대중에게 승인된 언어로 치환되면 일말의 경험칙으로 정제되어 공적 영역으로 옮겨가고, 그 순간 진짜 고통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단어 찌꺼기들만이 이리 튀고 저리 튀며 과거를 복기한다. 그렇게 기록된 고통은 그때의 고통과 같지 않기에, 나는 당신을 이해시킬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날 것의 고통은 그 자체의 ‘토로’로 끝날 수밖에 없고, 고통의 토로는 고통과 가장 닮은 그림자지만, 대중이 용인한 방식의 글쓰기가 아니기에 당신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둘 중에 굳이 고르라면, 난 내 글이 고통의 토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내밀한 고통이고, 감히 이해를 바랄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을 해명하지 않고는 내 존재의 어느 것도 설명할 수 없다. 존재가 부르르 떨리면 나는 글을 쓴다. 이와 같이 쓸모없는 몸짓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당신, 나와 함께 살아남자. 살아서 나팔이라도 불자. 나 여기, 살아 있다고.
목차
1. 프롤로그
[직장 내 가스라이팅]
2. 기억을 잃은 자, 화병 난 자, 조직부적응자
: 세상의 약자인 가젤들에게 닥친 갑작스러운 고통
3. 악플을 달고 싶을 때가 있다
: 지질하고 내밀한 고통의 경험
4. 미친 개나리
: 직장 내 가스라이팅으로 고립된 개인
5. 갈굼의 메커니즘
: 가스라이팅(갈굼)의 근원, 애매한 존재들의 불안
6. 홍어회는 부패한 음식이 아니다
: 불안의 근원, 인생의 허무함
[직장 내 가스라이팅 회복기]
7. 우연이 인연이 되기까지
: '함께 있음'으로 더 나은 내가 되는 여정
8. 악연을 끊는 법
: 악연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내공을 키우는 방법
9. 복직
: 죽을 거라 생각했던 가젤이 돌아왔다. 조직의 똥이 되고 나니 보이는 것들.
10. 꼰대와 함께 살기
: 어쨌든 함께 살아야 하니까. 상생의 길을 찾다.
11. 글이 삶이 되는 순간
[공무원, 그 허울 좋은 이름]
12. 생각은 하고 살자
: 생각하는 주체로서의 공무원
13. 죽음을 생각하다 1
: 박원순 사건으로 보는 조직 내 성비위
14. 죽음을 생각하다 2
: 정인이 사건으로 드러낸 수동적 행정의 민낯
15. 불행한 공무원들에게
: 젊음이 고통스러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