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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ChoiceIsMine Nov 24. 2022

[IB] 내 아들이 국제학교에 간다면

IBDP 과정 형아의 조언

라오스에서 살다 보니 집에 작은 도마뱀이 나타나는 일이 빈번하다.

덩치가 이제는 산만한 아들 녀석은 도마뱀만 나타나면 의자 위로 올라가거나 자기 방으로 뛰어들어가기 일쑤다. 

그래서 니가 다음에 아빠가 돼서도 도마뱀 나오면 "어머, 무서워" 하며 도망갈 거야?

이런 말로 아들을 놀리게 되었다.


아들이 오늘은 밥 먹다가 이런 말을 한다.

저는 제 아들이 국제학교를 간다면 수학을 이렇게 열심히 시키지 않을 거예요.
수학시간에 아는 내용을 배우니까 재미가 없어요. 몰랐으면 배워가는 재미가 훨씬 컸을텐데.

한국에서는 수학이 대입을 결정하고, 아들은 이과형이기 때문에 다른 집들 하듯 우리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매일매일 수학문제지를 2,3장씩 풀도록 했고, 하루하루 습관이 쌓여 실력이 되었는지 아들은 수학은 어려워하지 않았다.

국제학교 수학은 일단 계산기 사용을 허용하고, 한국의 수학 수준이 높은 편이라 국제학교 간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수학을 한국만큼 어려워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에서처럼 아주 쉬운 문제라 암산으로 풀어 답만 써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정답이 맞는가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간단한 문제라도 풀이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답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렸을 때는 뭘 시킬 거야?

책을 많이 읽힐 거예요.

잉???

잠깐, 내가 뭘 들은 거야? 책을???

이 아들은 책에 관해서는 첫째나 막내와는 참 다르다.

아무리 재미있다는 책을 갖다 바치고, 책을 내가 읽어주거나 읽어주는 사이트에서 음원을 들려주기도 하고, 만화책을 보여주기도 하고... 갖은 방법을 다 써도 책을 질색하던 녀석이다. 

본인은 재미있는 책을 본 적이 없으며

책을 읽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하겠다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 녀석이 그런 말을 하면 말도 않겠다.


그랬던 아이가 IBDP에서 English A Language and Liturature와 Korean을 하니

글과 책을 읽어내야 하며, IB 과정은 온통 에세이라 다른 아이들 30분이면 휘리릭 써 내려가는 글을 자기는 3-4시간씩 찾아보고 준비를 해야 뭐라도 조금 쓸 수가 있다는 말을 요즘 들어했다.


그럼 너처럼 책이 싫다고 차라리 공부를 하겠다는 녀석이면 어떻게 해?

그때는 두꺼운 책을 골라서 하루에 일정량을 읽히고 일주일에 한 권씩 다 읽도록 할 거예요.

아~ 그렇게 하면 되는 거였구나.


책을 참 안 좋아하는 미래에 국제학교에 갈 가능성이 있는 이과형 아이들아

딱 너희 같았던 완전 이과형 형아가 하는 조언이니

귀담아들을 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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