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ChoiceIsMine Feb 08. 2023

[라오스 음식] 라오스에선 카오삐약을 먹어야지요

동네를 잠깐 산책해도 면요리 집을 다섯 개는 손쉽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국숫집도 많고 면의 종류도 다양한 라오스다.


1. 국수 종류


1) 카오 삐약

: 직역하면 wet rice noodle, "젖은 쌀국수"이다. 

나는 카오삐약의 쫄깃한 면을 애정하는데, 쫄깃함의 비밀은 라오스에서 많이 생산되는 찹쌀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쌀가루와 함께 섞는 타피오카가 쫄깃함의 비결이었다.

매일 아침에 만들어져 판매되는 생면이라 신선하고, 둥글고 두꺼운 면이며 라오스에서 보통 아침 식사로 먹는다. 

돼지뼈, 소고기뼈나 닭고기로 육수를 내며,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선택해서 올리고 음식점에 따라 선지나 미트볼, 계란을 넣어주기도 하며 튀긴 양파, 튀긴 마늘, 후추와 허브 및 양념이 추가된다.

내가 애정하는 까오 삐약. 쫄깃해서 좋아~

보통 쌀과 타피오카 비율이 1:1이지만, 우리 동네 맛집의 쫄깃한 카오삐약 면을 만들려면 쌀과 타피오카 비율이 1:1.3이나 1: 1.5이 된다.

아무래도 쫄깃한 면이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듯하다. 


2) 퍼

:우리가 베트남 식당에서 자주 먹는 쌀국수 '포(pho)'에서 유래했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라오스 국수가 되었다. 육수는 카오삐약과 같은데 면이 다르다. 

쌀가루를 물에 반죽하여 넓게 펴서 말린 후 얇게 썬 dry noodle이다.

면이 얇아 뜨거운 육수에 데치듯이 담가서 면을 풀고 고명을 얹는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먹던 익숙함에 퍼를 많이 먹었다.

3) 카오소이

: '된장국수'라고 불리며, 라오스 북부 지역의 음식이다. 나는 우돔싸이 지역을 여행할 때 맛보았다. 

직역하면 "잘라진 쌀"이라는 뜻으로, 까오소이는 전통적으로 손으로 자른 넓적한 면을 사용하며 맑은 국물에 토마토와 발효된 콩이 들어가는 된장과 비슷해 보이는 소스에 다진 돼지고기를 함께 올려준다. 

약간 기름지고 특유의 깊은 맛이 있다.

카이소이, 나는 한번 먹어보니 두 번은 안 찾게 되더라. 뭐,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니까.

된장 같은 걸쭉한 맛이라 입맛에 친숙하지만, 나는 한번 먹어보니 굳이 더 찾아서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2. 가격


카오 삐약 한 그릇의 가격 또한 15000 kip에서 5만 kip으로 범위가 넓다. 

그러나 경험상 5만 kip이라고 더 맛있고 15000 kip이라고 들어가는 고명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리는 간판도 없는 동네 근처 15000 kip 짜리도 아주 맛있다.

그럼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1) 영어나 외국어 메뉴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라면땅~같은 라오스 글자를 읽을 줄 모르기 때문에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있는 집에는 외국인 손님이,  한국어 메뉴판이 있는 가게는 한국 손님이 몰리게 되어있다. 시키기 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으면 더 좋고.


2) 선풍기와 에어컨

라오스의 여름은 고온다습한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로 낮에 조금만 걸어도 땀으로 얼굴을 적시게 된다. 

그런 날씨에 선풍기도 없는 음식점에서 뜨거운 국물 요리를 먹는다고 생각해 봐라.

아무리 산해진미도 그 맛은 사라져 버리고 흐르는 땀만 연신 닦게 되는 낭패를 겪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겨울인 11월에서 2월에는 아무 국숫집에 들어가도 괜찮다.

진정한 가격 차이의 이유는 그리하여 여름에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15000 kip: 야외에 의자가 놓인 선풍기 없는 식당

25000 kip: 실내에 선풍기가 있는 식당

35000 kip: 도가니 국수 (라오스를 방문하는 한국인이라면 한 번씩 가는 국숫집. 일단 한국어로 "도가니 국수"라고 적혀있고, 우리나라 소주도 팔고, 위치도 좋다. 육수 맛이 깔끔하여 한국인에게 최적화되었다.

작은 그릇 25000 kip, 큰 그릇 35000 kip. 약 4달 전 갔을 때보다 가격도 오르고 양도 적어져서 큰 그릇을 시켜도 양이 많지 않다. 도가니 수육도 맛있는데 역시 양이 줄었다.)

50000 kip: Pho Zap의 Jumbo 가격. 

Pho Zap은 1958년부터 이어진 오래된 국숫집. 국수 양에 따라 Small, Large, Jumbo로 나뉘고 G(Gold?)는 국수 위의 고기가 더 많이 올라가는 것 같다. 

국수를 먹은 후, 망고주스를 후식으로 많이 먹는데 아보카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보카도 주스를 시도해 보시기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아보카도 주스 한 잔 마시면 저녁 먹을 때까지 포만감이 지속된다~~


3. 카오삐약을 주문할 때는요.


일단 라오스에서 카오삐약을 먹기로 결정했다면,

1단계; 음식점에 들어간다. 싸바이디~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2단계: 카오삐약을 외치시라.

숫자를 알면 한 그릇, 두 그릇 이렇게 주문할 수 있겠지만 숫자를 모르면 손가락으로 들어 보여주면 그만이다.

그럼,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고명을 닭으로 할래? 아니면 돼지로 할래? (가끔 소고기까지)를 물어본다.

3단계: 닭고기 씬-까이 / 돼지고기 씬-무-/ 소고기 씬-웅와- 고명을 결정한다. 

나는 항상 돼지고기를 시키는데, 기름 많은 삼겹살 부위를 튀겨내듯이 요리해서 작게 썰어 올려주어 바삭바삭하고 맛있다.

4단계: 국수의 크기를 결정한다. 라오스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작고 말랐다. 아마 고기보다는 채식위주이고 면을 먹어도 양 자체가 적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항상 대자를 시키는데, 그래도 면을 추가할 때가 있다. 

나 너무 많이 먹는 거니?;;;

사이즈 소자 노이 / 대자 야이

대자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면을 더 많이 먹고 싶다면,

면 많이 넣어주세요 싸이 쎈 라이 (하이 데)  

하이데~를 쓰면, 영어 please를 쓰는 것처럼 더 정중한 말이 된다.

참, 나처럼 고수가 음식의 맛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수를 빼달라고 해야 한다. 

버 싸이 험뻑 레 빡시 

그럼 파도 빠지게 되어 국물에 초록색이 하나도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어쩔 수 없다. 

대부분 고수와 파 등의 야채를 미리 잘게 잘라서 다 섞어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5단계; 국수가 나오면, 그냥 먹을지 아니면 식탁 위에 놓인 수많은 양념들은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국숫집 식탁을 가득 채우는 저 소스들. 넣어? 말아?

음식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오징어 그림 그려져 있는 피시소스, 빨간 핫소스, 설탕, 식초, 고춧가루를 넣은 매운 다대기를 갖추고 있고 MSG가 플라스틱 통 가득 떡하니 놓여있는 식당도 있다.

라오스 사람들이 어떻게 먹는지 관찰하다가 깜짝 놀랐다. 

이 소스들이 장식이 아니라, 정말 퍼붓듯이 많이 넣는 것이었다. 

시장에서 만난 나이가 많은 한 할머니는 사이드로 나오는 상추, 콩줄기 등의 야채를 국수에 모두 잘게 해서 넣은 후 국물을 더 달라고 요청하여, 건강하게 드시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쌀국수의 뽀얀 육수가 뻘겋게 되도록 이런저런 소스와 설탕들을 넣어 자극적으로 먹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 먹기에는 이미 육수가 짭짜름하니 간이 맞추어 있어 그냥 먹으면 깔끔하고, 

매콤한 맛을 원하면 다대기를 살짝 넣으면 된다. 

많이 넣으면 매워지거나 국수 특유의 깔끔한 맛을 버리게 되므로 주의.

6단계: 맛있게 먹은 후에는, 계산서를 달라고 해야지. 커-빈대-더-

작고 허름한 음식점은 계산서 따위 따로 없고, 그냥 바로 주인아주머니에게 직진하여 계산하면 된다.

7단계: 돈을 낸 후, 껍-짜이 (감사합니다)는 잊으면 안 된다.


이런 가격에 이렇게 맛있는 카오삐약을 먹었으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라오스 일상] 라오스 사는 소소한 재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