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ChoiceIsMine May 26. 2023

[교육] 내 아이는 귀하니까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요즘 고민이 많다.

반의 한 녀석이 다른 아이를 자꾸 때린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하교 시에 만나는 아이의 아빠한테 학교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해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아빠의 반응이 그렇게 뜨뜻미지근하니 지인은 이러지도 못하고 고민을 많이 하면서 여러 차례 그러나 조심스럽게 아이의 문제를 부모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제는 고 조그마한 녀석이 평소 괴롭히던 아이의 머리에 침을 뱉었다고 한다. 

이걸 CCTV로 확인해서 아이의 아빠에게 보여주었는데

아버님 

집에서는 안 그러는데 왜 학교에서는 그럽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학교에서 교육시켜야 하는 것 아닙니까?

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아버님은 아이가 학교에서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는 걸까?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니 본인은 아이의 문제에서 빠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밥 벌어 살기만도 벅차니... 니가 해줘.. 라는 심정인 걸까?


아이보다 학부모대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고 그로 인해 자존감도 떨어진다는 예전 같지 않은 우리의 선생님들의 모습이 짠하고, 

우리 아이가 학교 가서 머리에 침세례 맞고 돌아온다면 얼마나 속상할까 생각이 든다.


한 엄마가 며칠 전 하소연을 하는데 학교에서 자꾸 이메일이 날아온다는 것이다. 지금은 학교에서 이메일이 오기만 해도 이번엔 무슨 일일까 걱정이 된다는데...

이메일 내용인즉, 아이가 자꾸 다른 아이를 때린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받고 아이를 앞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보니,

다른 녀석들이 아이를 자꾸 화나게 한다거나, 아이를 먼저 건드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 아이는 화가 나서 자기도 때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아이는 선생님한테 많이 혼이 나고, 무엇보다 자기 잘못이 아닌 것 같은 일도 니가 잘못했다고 선생님이 혼낸다며 아이가 닭똥 같은 눈물을 그제야 뚝뚝 흘리더라는 것이다.


이 엄마가 고민하는 부분은, 이제 선생님이 아이를 바라보는 그 곱지 않은 시선을 하굣길 픽업 가는 짧은 순간에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고, 어떠한 규칙도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기에 항상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하지만서도... 아래 세 가지 정도는 대부분 맞다고 생각이 든다.


첫째, 다른 아이를 때리는 건 안된다.

둘째, 선생님은 존경해야 한다.

셋째, 부모와 선생님의 의견은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이건 아닌데'라는 선생님을 만난 적이 몇 번 있다. 뒤돌아보면 당시에는 꽤나 심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그 마음을 아이에게 들키지는 않으려고 했고, 선생님의 문제는 부모와 선생님, 또는 부모가 학교에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던 것 같다. 아이 앞에서 선생님의 의견을 무시한다거나 아이가 듣는데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말한다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고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야 하는 선생님과 잘 지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귀하니까

넘의 집 자식도 그만큼 귀하고

내 아이 하나 보기도 힘든데

그런 녀석들 스무 명 모아놓고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대한다면 

우리 아이들 학교 생활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IB] 오지 말라길래 안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