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by 정미숙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은 삶에서 중요하다. 미영은 가족들을 돌보는 시간 외에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생겨 즐겁다. 굳이 버스를 타지 않고 30분 거리를 걸어서 그림책 마음수업을 들으러 간다. 그녀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교실 문을 열며 미영이 먼저 인사를 한다. 다들 환한 미소로 미영을 반겨준다. 매번 수업 때마다 눈물을 보이는 미영이 궁금했지만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녀들의 배려에 미영은 고맙다. 정각 10시가 되자, 미소쌤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수업을 시작하신다.


"안녕하세요,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대신 여러분들을 빨리 만날 수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그림책은 <가시 소년>입니다."


첫 표지부터 강렬하다 한 아이가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가시를 내뿜고 있다. 표지만으로 미영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여러분 어떤 그림이 와닿으셨을까요?"


나무가 먼저 말을 한다.

" 아들을 키우고 있다 보니 화를 내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화를 낼 때면 깜짝 놀랍니다. 저의 모습이 보여서요. 가시소년을 보며 저도 아이들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이들을 만나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누구나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다른 가시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에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씨앗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가시소년과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 장면에서 모든 아이들이 입을 막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긍정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장면 같았어요. 아이들의 시선으로 표현했지만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부분인 듯합니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관계이다. 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배우고, 어른들은 책과 다양한 수업을 통해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 배움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은 관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가시소년이 용기를 내서 가시를 제거하는 장면에 함께 미소 짓게 되네요. 저의 가시도 제거해 보아야겠습니다."


"네네 좋습니다. 모두들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각자의 가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타인에게 공격하면 나도 다른 사람도 힘들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참아야 하지 않을까요?"

"잠시 자리를 피하는 거죠."

"화가 났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미소쌤이 미소를 지으면 말을 이어간다.

"맞습니다. 멈출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화는 사실 걱정되는 마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어른답게 화를 다스릴 줄 알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따라 하게 됩니다. 가정에서 한 명이라도 옳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가정이 달라집니다. "


"자, 지금부터 걱정되는 마음, 화가 났던 마음들을 글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잘 접어서 끈으로 꽁꽁 묶어서 지금 보여드리는 봉투에 담아주세요. 여러분들이 작성하신 마음들은 걱정항아리 속에 영원히 묻어두겠습니다."


교실 안은 조용했지만 자신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는 그들의 표정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7개의 마음들을 털어낸 그녀들의 모습이 조금 가벼워 보인다. 미소쌤은 선물도 준비해 오셨다. 다름 아닌 걱정인형.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만들면 좋겠다고 하셨다.


걱정인형을 아이들에게 건네는 상상을 해본다. 두 녀석들 표정이 떠올라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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