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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Jan 12. 2024

출간 기념회에 초대합니다

꿈같았던 하루

전자책 <2년간 새벽 5시, 16명의 이야기>는 2023년 12월 18일에 출간되었고, 온라인 서점에는 12월 23일에 판매가 시작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많은 분들이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덕분에 좋은 기록을 얻었다. 2년 동안 매일 줌에서 만났지만 실제로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출간 기념회 날짜를 잡고, 우리는 매일 설레고 있었다.


2024년 1월 7일 작가님들을 드디어 만난다.


새해가 되자마자, 아이와 여행을 갔다가 출간 기념회 전날에 도착한다. 부담스러웠지만 작가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날은 그날이다. 리더로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괜찮다. 6일 날 오전에 한국에 도착하면 오후에 준비하면 된다. 근데 항상 예상밖에 일들이 생긴다. 시어른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 준비를 마치고 장례식장에 다녀오니 밤 9시다.


그동안 애쓰신 작가님들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 작가상을 드릴 예정이다. 상장 용지를 사러 다이소에 갔다. 없다. 시간은 벌써 9시 30분이 넘었다. 핸들을 돌려 홈플러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드림오피스를 발견하고 들어가 물어보았다. 다행히 상장 용지와  케이스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위대한 작가상'을 마무리했다.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기는데 내 눈에 들어온 단어 하나,


혐.


이를 어쩌면 좋을까. 다시 출력하기 위해 종이를 확인해 보지만 부족하다. 일요일이라 문을 여는 곳이 없을 텐데. 9시까지 기다렸다가 드림오피스에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초조함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내 곁으로 남편이 다가온다.


"내가 다른 다이소에 갔다 올게요. 걱정 말고 다른 것들 준비해요."


남편 '걱정 말고 다른 것들 준비해요.' 이 말이 얼마나 고맙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30분이 지났을 때쯤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다.


"샀어요. 바로 갈게요."


남편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내용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오타가 없다. 조심스럽게 인쇄를 하고 다시 케이스에 넣었다. 작가님들이 상을 받고 얼마나 뿌듯해하실지 알기에 가슴이 뛴다.


장소는 서울 디자인허브카페다.


서울은 언제나 낯설다. 작가님들을 위해 꽃을 15개를 준비했다. 세상에나 꽃값이 이렇게 비싸구나. 요즘 졸업, 입학시즌이라서 가격이 많이 사악했다. 다른 곳을 검색해 방문했다. 사장님은 적당한 가격에 포장을 해주셨다. 몇 번이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번에는 2년간 줌을 열어준 정성희 작가님과 편집할 때마다 온마음을 다해 도와주신 주희영 작가님께 선물할 책을 골랐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책을 통해 작가님들의 글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출간 기념회는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내비게이션 시간을 확인하니 1시 3분 도착이다.

리더가 미리 가서 작가님들을 맞이해야 했는데 늦어버렸다.

운전을 하며 상황을 말씀드리고, 짐을 내려야 하니 주차장으로 두 분만 달라고 부탁드렸다.


주차장에 도착. 두 분만 나와 달라고 했는데 작가님들이 모두 나와 계셨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디서 이렇게 환영을 받을까. 감사하고 또 감사한 순간이다.


작가님들과 함께 우리의 책을 세팅하는데 깜짝 놀랐다. 각자 준비해 오신 선물들이 책상 위에 가득했다.


최윤순 작가님의 수제 수세미

김정록 작가님의 한정판 북커버

신영순 작가님의 딸이 보낸 귤

안영순 작가님의 수제 소태나무 책갈피

주희영 작가님의 스타벅스 가방

전진하 작가님의 딸이 보낸 케이크

정성희 작가님의 언니가 보낸 플래카드


위대한 작상을 한분 한분께 전달해 드렸다.

호주 멜버른에 계신 오현정 작가님을 위해 실시간 줌으로 연결해 함께 나와상과 책, 꽃을 전달했다. 이후, 16명 작가님들의 사인회를 진행했다. 책에 사인을 하는 모습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음에 놀랍고 감동스러운 순간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모두 작가답다.

 


부산, 강릉, 포항 등 멀리서 오신 작가님들은 내일을 위해 다시 발길을 돌렸다.  언제 또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함께라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음을 우리는 안다.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다음날 새벽 5시, 우리는 어김없이 줌에서 만났다. 어제의 화려했던 모습들은 사라지고 부스스하고 안경을 낀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책은
평범한 엄마를
특별한 엄마로 만들어준다.



이국영 작가님의 17살 아들이 함께 참석했다. 엄마가 이 순간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아이를 자랑하는 엄마가 아닌
아이가 자랑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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