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 동안 지냈던 호텔은 2023년 봄에 지어진 5성급 호텔 보코 마 벨이다. 미케비치 해변 바로 앞이고, 최상층에는 수영장이 있어 아이가 직접 선택한 곳이다. 드디어 조식을 먹고 수영을 하러 갔다. 뻥 뚫린 풍경을 보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다낭은 25도의 기온이라 물이 약간 차가웠지만 금세 몸이 적응을 했다. 그동안 배운 수영실력을 뽐내는 아이는 가장 자신 있는 배영을 선보인다. 친구와 함께 경주도 하고, 물장난도 친다.
수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던 아이는 꾸준함으로 이겨냈다. 이제는 제법 수영자세가 나온다. 한참을 놀던 아이들은 망고와 파인애플을 먹으며 휴식도 취하가도 하고, 배드에 누워 햇볕을 쫴기도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알람이 울린다. 이제 물놀이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이제 10분만 더 놀고 씻자."
아이의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는 관광보다 물놀이를 계속하고 싶은가 보다. 아이를 설득해 사진을 몇 장 찍고 수영장을 나왔다.
점심으로는 분짜 반쎄오 세트를 먹었다.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쌀국수와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서 먹는 '분짜'는 한국인 입맛에 딱이었다. 반쎄오는 베트남식 부침개인데 이것 또한 입맛에 맞아 자꾸만 손이 갔다.
마지막 일정은 영응사, 대성당, 쇼핑센터 2곳, 마사지, 차밍쇼다.
영응사는 다낭 해변 북쪽의 썬짜 반도 언덕 위에 세워진 사원으로 하얗고 웅장한 해수관음상이 서 있는 곳이다. 67m의 거대한 높이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00년대에 해수관음상이 세워진 후 다낭지역은 태풍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법당에서 소원을 빌고, 적어서 보관하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뜨거운 햇살에 잠시 그늘에 앉아 다낭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이번에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일명 핑크성당이라고 불린다. 넓지 않아서 금방 구경할 수 있다. 실제로 미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라서 큰소리를 내거나 무리해서 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눈으로 담아왔다.
저녁 메뉴로 샤브샤브를 먹었다. 어른도 아이도 만족했다. 다만 이후 쇼핑센터 2곳을 방문해 몰려오는 졸음을 참기 힘들었다. 이번 모녀여행에서 깨달은 점은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이 우리에게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스톤마사지로 선택관광이라 신청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그랩을 이용해 미케비치로 이동했다. 카페에서 과일빙수를 먹으며 우리들만의 여유를 부렸다. 넉넉한 인심에 놀라고 맛에 또 놀랐다. 신선한 열대과일이 가득 들어있는 빙수는 입안을 상큼하게 해 주었다. 먹어도 절대 줄지 않는 마법의 빙수다.
마지막으로 차밍쇼를 보았다. 다낭이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 정리를 해주는 느낌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자 감사의 의미로 아리랑을 불러주었다. 타국에서 듣는 아리랑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비엣젯 항공을 타면 나오는 노래 'Hello Vietnam'을 들으며 초등 졸업기념 여행을 마무리해 본다.
이 노래를 들으며 즐거웠던 시간들을 떠올려 본다. 정서가 비슷한 나라,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 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 다시 다낭에 온다면 바나힐 썬월드, 호이안, 한시장, 롯데마트 정도만 돌며 미케비치에서 여유롭게 즐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