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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Jan 20. 2023

세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밥상

봄이 오면 떠오르는 기억

육아로 지쳐있던 어느 날 어딘가 가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갈 데가 없었다. 퇴근한 남편을 설득해 바로 친정으로 출발했다. 10시쯤 도착해 집안으로 들어서자 엄마는 생각지도 않은 우리 방문에 반가워하며 뛰어나오셨다. 엄마는 항상 그렇듯 밥은 먹었는지 확인했다. 급하게 출발한 우리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갑자기 엄마의 손이 바빠졌다. 엄마가 차려 준 밥상을 보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의 밥상에는 봄이 와 있었다. 냉이, 달래, 된장찌개, 풋고추, 머위 볶음. 엄마가 된 후로는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해 밥상을 차려주었는데 이렇게 나를 위한 잘 차려진 밥상을 보니 여러 감정이 올라왔다. 엄마의 밥상은 '애썼다 잘했다 힘들었지'라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며 급하게 밥을 먹었다. 엄마는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 엄마는 내가 급하게 먹어 체해서 눈물이 났다고 생각하셨지만 그날 엄마의 밥상이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이후 냉이, 달래가 나올 때마다 항상 엄마의 밥상이 생각난다.


엄마 그거 알아?
엄마의 어떤 말보다 그날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
살아가는데 참 많은 힘이 되었어.
엄마 고마워.



살면서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 싫은 일이 생겨 상처받았을 때 내가 사랑받아 본 경험은 힘든 상황 속에서 이겨내는 힘이 된다. 마의 밥상은 잊지 못할 사랑이다.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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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이야기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엄마입니다>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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