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풀고 있자, 회원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각자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스윙연습을 한다. 프로가 돌아가면서 자세를 봐준다. 기본을 떠올려 보며 다시 한번 되뇌어본다.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등을 편다. 시선은 공에 고정한다. 스윙할 때 왼쪽 팔을 구부리지 않는다. 오른손 상단에서는 채를 받친다는 느낌으로 자세를 취한다. 상단에서 똑딱을 속으로 외치고 3초를 센다. 백스윙한 그대로 내려온다.
이론적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스윙만 하면 자꾸 힘이 들어간다.
프로가 다가온다.
“회원님, 얼마나 연습하셨는지 볼까요?”
아무 말없이 나의 스윙을 3번 지켜본다.
“좋습니다. 체중이동도 잘되고 좋은데 자꾸만 팔로 치려고 합니다. 모든 운동은 힘을 누가 더 빨리 빼느냐입니다.”
힘을 빼라는 말대로 하면 채가 흔들린다. 꽉 잡으면 힘이 들어간다. 도대체 왜 안 되는 걸까.
“골반이 먼저 돌고 채가 뒤에서 따라와야 합니다.”
골프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 운동이다. 우선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먼저 몸통으로 회전하면서 팔을 던지는 느낌으로 스윙한다. 이때 왼쪽 팔을 함께 핀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 동작만 50번을 반복했다. 내 영상을 보면서 수정 후, 반복을 했다. 정타가 연속 5번이 맞으면 하나씩 추가했다. 이번에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공이 맞은 후에도 계속 매트를 본다. 이렇게 200번을 치고 났더니 조금 알 것 같다.
프로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알려주겠다고 한다.
“회원님들 오늘은 퍼터를 설명해 드릴 겁니다. 퍼터가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제주도 가서 따로 500만 원을 들여 레슨 받았던 부분입니다. 집중해서 들어주세요.”
“퍼터를 칠 때는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려준 상태에서 겨드랑이를 붙입니다. 팔을 편 상태에서 뒤로 간만큼 앞으로 똑같이 갑니다. 이때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하시면 됩니다. 모두들 바닥으로 내려와 보세요. 공을 가지고 벽에 점을 하나 찍고 맞춰보세요. 공이 앞으로 간만큼 다시 뒤로 오도록 연습해 보세요.”
간단해 보이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마음대로 되지 않자 여기저기서 시끌벅적하다.
“골프 너무 어려워요.”
“쉬운 채가 하나도 없네.”
“어려우니깐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죠.”
“자, 10분만 더 연습하시고 오늘은 그만하겠습니다.”
과제를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저녁을 먹은 후 가족들과 퍼터연습을 했다.
“퍼터 보기에는 쉬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어.”
“엄마, 나는 퍼터가 제일 쉽던데요.”
신기하게 아이는 의외로 퍼터를 잘한다. 남편이 시범을 보인다. 독학한 남편은 자세도 좋다.
"갖고 있는 신체조건(배 나온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는 자세가 좋을 리 없는데 칠 때 자세는 왜 멋질까."
머릿속에 있던 말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남편은 말을 듣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띤다. 옆에 있던 아이가 달려오며 말을 건넨다.
“엄마 나는 자세 어때요?”
“우리 가족 중 겨울이 자세가 최고지.”
만족스러운 대답에 신이 난 겨울이가 먼지떨이를 들고 멋진 스윙을 선보인다. 아이들은 유연해서인지 피니쉬 자세가 예쁘다. 신기하게 겨울이는 어렵지 않게 왼팔을 편다. 딱히 신경 쓰면서 하는 것 같진 않다. 뭐든지 어릴 때 해야 하는 게 진리인가.
남편이 다가오며 어깨를 감싼다.
“미숙 씨가 좋아하는 말 있잖아. 모든 것은 실력차이가 아닌 시간차이일 뿐야.”
매일 습관처럼 하는 말이면서 잠시 잊었다. 남편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투자했는지 직접 봤으면서 부러워한 거다. 부러우면 연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