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 골프장이란
100M 이내의 거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숏게임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이다. 라운딩 나갈 거리가 나오지 않을 때, 그린 주변의 공을 연습할 때 많이 이용한다.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12시에 가서 저녁에 온다고 한다. 갑자기 둘만의 시간이 생겼다. 어디를 갈지 의견 조율 중 남편에 눈이 반짝거린다.
“우리 파3 골프장 갈까?”
“파3 골프장?”
“100M 이내의 거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자기가 치기 편할 거야.”
“잔디 밟는 거야?”
“드라이버도 치고 싶으면 칠 수 있는 파3 골프장도 있어. 어디로 갈까?”
“나는 모든 채를 다 쳐보고 싶지.”
남편의 폭풍 검색이 시작되었다. 남편이 선택한 곳은 ‘삼구골프클럽’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캐디백을 챙겼다.
‘삼구골프클럽’은 생긴 지 오래되어서 시설은 좋지 않지만 가격이 2만 5천(2020년 기준)으로 착하다. 남자들도 드라이버를 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퍼블릭 골프장(일명 대중제 골프장이라고 하며 회원권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예약 가능한 골프장.)은 가격이 10만 원이 넘고, 캐디비, 카트비가 추가로 더 들어간다. 한 게임에 4명이 기본으로 친다. 파3 골프장은 2명이 가도 조인 없이 둘이서 칠 수 있다. 9홀을 다 치는 시간은 보통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앞 팀이 1번홀에서 홀 아웃했다. 이제 우리 차례다. 1번홀은 85M다. 남편은 가볍게 공을 그린 위에 올렸다. 이제 내 차례다. 아까보다 심장이 더 빨리 크게 뛴다. 심장아 진정해. 집중을 외치며 기본자세를 잡고 스윙을 했다. 다행히도 공이 왼쪽으로 떨어졌다. 그린에 도착하지 못해 다시 한번 세컨드샷을 친다.
어프로치를 배우지 않아서 급하게 남편에게 배운다. 체중을 왼쪽에 싣고 백스윙을 30도로 한 후 똑같이 30도만 올린다. 그린에 올라갔다. 그린에서 퍼팅을 해보지만 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6번 만에 들어가 양파를 했다. 파3는 3번 만에 들어가야 한다. 기회는 6번이 주어지고 7번부터는 더 이상 칠 수 없다.
2번 홀에서는 잘해보리라 결심하며 스윙연습을 했다.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떨어뜨렸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한 후 앞으로 나갔다.
“봐봐, 2번 홀은 100M 깐 70M만 쳐서 어프러치 할게요. ”
“파이팅!”
정타는 잘 맞았지만 오르막이라 공이 다시 내려온다. 어프로치를 해서 겨우 그린에 올렸다. 이제 퍼팅할 차례다. 팔을 겨드랑이에 붙인 상태에서 뒤로 간만큼 앞으로 밀었다. 땡그랑 소리를 내며 공이 홀 안에 들어갔다. 땡그랑 소리가 산에 울려 퍼진다. 홀 안으로 들어갈 때의 쾌감은 뭐랄까 길을 잃고 헤매다 길을 찾은 기분이다. 기쁨의 캬 소리와 함께 팔짝팔짝 뛰었다. 누가 보면 홀인원(한 번에 들어가는 것)한 줄 알 거다.
남편의 동공이 커진다. 그린에서는 절대 뛰면 안 된다며 그린 에티켓 강의가 시작되었다.
"그린에서는 걸어 다닌다. 볼마커는 공뒤에 놓는다. 공이 다른 사람의 라인에 걸릴 때는 옮겨 준다. 이때 퍼터 헤드만큼 이동하고 볼마커를 놓는다. 그린에서 공을 돌려서 라인 볼 수 있다. 이상 최프로의 그린 에티켓 강의였습니다."
둘이 같이 웃는다. 다음 홀로 이동 중에도 땡그랑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이 맛에 골프 치는구나.
의욕이 뿜뿜한 상태로 3번홀에 임했지만 또 양파를 쳤다. 덜컥 겁이 난다. 9홀을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을까. 4번홀은 220M다. 100M만 치면 페어웨이다. 남편이 먼저 스윙을 한다. 비거리가 좋은 남편은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이제 내 차례다. 앞에 큰 나무가 있고 길이 좁다. 스윙을 해보지만 공은 엉뚱한 곳에 떨어졌다. 이곳에서만 공을 3개 잃어버렸다. 남편이 말을 한다.
“안 되겠다. 앞으로 가서 치자. 다시 집중해서 7번 채로 쳐봐요.”
7번 채는 정타를 맞고 시원하게 날아갔다. 그린에서도 두 번만에 홀 인했다. 생각보다 라인을 잘 봐서 퍼팅감각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골프가 더 재미있다. 칭찬은 마법의 말이다.
이럴 수가 9홀을 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1볼 플레이지만 삼구골프클럽은 빨리 치라고 독촉하지 않아서 여유롭게 칠 수 있었다. 첫 파3 경험은 이렇게 끝났다. 언젠가 가게 될 퍼블릭 골프장을 위해 '연습이 답이다.'를 외쳐본다.
아이가 자랄수록 부부의 시간이 늘어난다. 이때 함께 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골프를 치며 운동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기분은 다시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연애 때 수영 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던 젊은 날 우리들처럼.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비록 작은 사소한 일일지라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작은 물결이 모여 큰 물결이 되고,
그 힘은 일찍이 꿈꾸지도 못했던
거대한 제방을 허물어 뜨린다.
- 데일카네기
사진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