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골프장에 갑니다

첫 퍼블릭 골프장

by 정미숙
퍼블릭 골프장이란
일명 대중제 골프장이라고 하며 회원권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예약 가능한 골프장이다.


필드는 드라이버 150, 우드 130, 유틸 120 정도 나와야 된다는 프로의 말에 열심히 연습해 보지만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쯤 필드에 나갈 수 있을까.

한숨을 쉬며 앉아있는 내 곁에 남편이 다가와 묻는다.

“무슨 걱정 있어?”

“필드는 언제쯤 갈 수 있을까 해서.”

남편이 웃으며 내 얼굴을 돌린다.


“필드 가고 싶구나. 우리 라운딩 가자.”

“진짜? 프로가 거리 나와야 한다고 했는데.”

“안되면 공들고 가서 앞에서 치면 되지. 이번 자기 생일날 가자. 퍼블릭골프장은 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아.”

남편 말이 있은 후 생일날 라운딩 갈 생각에 매일 연습장에 갔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모든 채를 연습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골프장에서 얼마만큼 나가는지 보고 싶었다.


부부 라운딩을 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아이에 승낙이 필요하다.

“겨울아, 엄마 생일 기념으로 첫 라운딩 가려고 하는데 혼자 있을 수 있을까?”

“당연하지. 내가 애야.”

애지 그럼 어른일까. 어쨌든 겨울이 덕분에 퍼블릭 골프장에 간다.

“겨울아, 고마워. 가서 사진 많이 찍어올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이언트실로 가방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퍼블릭 송도 GC 도착했다. 날씨도 좋고, 잔디 상태도 좋아 보인다. 골프장에 처음 온 골린이는 골프채만 실어가는 카트도 신기하다. 거리가 길지 않고 캐디가 있어서 처음 라운딩하기에 적합하다. 남자들은 드라이버를 칠 수 없지만 여자들은 모든 채를 사용할 수 있다며 남편이 열심히 설명 중이다. 그래서일까 여자끼리만 온 팀이 제법 많이 눈에 들어왔다. 골프는 기본 4명이서 친다. 우리는 2명이라서 그 자리에서 조인이 되었다. 함께 칠 두 분이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처음 치는 거라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분은 괜찮다며 본인들도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1번 홀은 210M다. 드라이버 치기 위해 롱티를 꽂고 빈 스윙을 2번 정도하고 스윙을 했다. 정타를 맞지 못한 공은 바로 앞에 떨어졌다. 난감해하는 나에게 세 명의 남자분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저희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뭐지 1분 전에 만난 사이인데 이렇게 친하다니. 캐디는 한번 더 치라고 했다. 다시 집중해서 스윙을 했다. 다행히 아까보다는 멀리 갔다. 다들 잘했다며 응원한다. 낯선 사람들이 보내는 응원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 마음도 잠시 세컨드샷에서 영락없이 실수를 연발했다. 스윙이 내 맘대로 되지 않자, 위축되고 있었다. 골프는 멘털이 중요한 운동이다. 혼자 연습하다가 함께 치자, 신경이 쓰인다. 아니 많이 쓰인다. 혼자 주문을 걸어본다. '집중해서 연습하듯이. 나는 할 수 있다.' 긴장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남편이 어깨를 주무르며 외친다.


“정미숙 파이팅!”


응원 덕분일까. 한 홀씩 늘어날 때마다 실수가 줄었다. 갑자기 밀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휴대폰을 꺼내 풍경도 찍고, 남편도 찍었다. 셀카를 찍는 우리 곁으로 캐디가 다가온다.

"찍어 드릴까요?"

꾸뻑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휴대폰을 건넸다.


돌려받은 사진 속에는 앳되어 보이는 두 사람이 있다. 골프복을 입으니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인다. 어쩌면 이 맛에 골프를 치는 건지도 모르겠다. 캐디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을 담아본다.




실수는 골프의 한 부분이다.
다양한 실수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위대한 플레이어라는 증거다.

- P.G 우드 하우드 -





2021. 05.24


사진 출처. @misookjung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