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은 내 마음을 바꾸어 놓는다. 내 생각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 많은 좋은 책들 중에서도 내 행동까지 변화시키는 책은, 많지 않다. 《키친 테이블 독서》는 나의 행동까지 변화시킨 책이다.
나는 책 한 권을 읽기 시작하면 다른 책에 손을 잘 대지 않았다. 여러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은 많지만 읽지 못할 이유 또한 얼마나 많은가. 육아는 그중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애 하나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데. 나도 집에 애가 둘이에요.'하고 항변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작가는 아이가 셋이다. 그중 둘은 쌍둥이란다. 그럼에도 작가는 육아 중에도 시간을 내어 책을 읽었다고 한다. 셋이라니, 쌍둥이라니. 누가 농담으로 셋째 이야기만 꺼내도 정색하는 나로서는 항변할 명분이 없다. 작가는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책을 읽고 쓴 사람이다. 조용히 그 가르침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나는 책을 한 번에 딱 한 권만 읽으려고 했다. 빨리 이 책을 다 읽고 그다음에 다른 책으로 넘어가겠다는 식이었다. 이렇다 보니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았다. 어떤 책은 하루에 한 꼭지만 읽어도 충분한 책이 있었다. 그런 책의 한 꼭지를 다 읽었다면 그날의 남은 시간에는 다른 책을 읽는 게 효과적인 독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집스럽게 여러 꼭지를 읽으려다가 결국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2부의 '키친 테이블 독서 꿀팁 보따리'에서 '수확의 독서'에 대해 안내한다. '은행 예금 풍차 돌리기'의 예를 들며 여러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첫 번째 책을 완독하게 되고 줄줄이 여러 책을 완독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마치 농부가 봄에 여러 씨앗을 뿌리고 가을이 되어 수확물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같다고 한다. 정말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었다. 나에게 낯선 분야의 책들은 오랜 시간 진득하게 읽기가 힘들다. 그러나 짧게 한 꼭지씩을 읽는 건 어렵지 않다. 다른 책도 조금만 읽고 넘어가도 되는 거다. 이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나는 침대 옆에 두세 권의 책을 더 갖다 놓았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책의 70쪽에서 작가는 말한다. '소설은 나의 편협한 잣대로 누군가를 이해하지 않도록, 나의 세계를 확장하고 타인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공감해 줄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준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지만 나의 세계를 확장하고 나를 이끌어주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 번에 여러 책을 읽도록 변화시켰다. 국어 교사로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해 아이들에게만 가르치기만 했지 비슷한 작품들을 찾아보지 않았음을 반성하게 했다. 스프레드시트 토론을 알려주어 토론의 진입장벽도 낮춰주었다. 책 육아의 모범 사례를 들려주며 우리 집 독서교육이 나아갈 길에 대한 힌트도 제시해 주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책 읽기에 대한 책이다. 작가는 식탁을 책 읽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충만하게 채워나간 하루하루의 누적된 기록을,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작가는 매우 섬세하고 친절하게 책 읽기에 대해 안내한다. 독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책을 읽을 시간과 공간을 세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좋은 책의 개념과 좋은 책을 고르는 법, 상호대차 서비스와 책이음 서비스 등 책 구하는 방법도 세밀하게 이야기해 준다.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