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불행대회 2

박현우의 무직 한탄

by 장성민쌤

"야, 그래도 너는 번듯한 직장이 있잖아. 그런다고 니가 잘려? 어떻게든 쫌만 버티면 월말에 월급 나오고, 방학 때 쉬고, 은퇴하면 연금 나오고 하는 거 아냐. 너보다 힘든 사람 진짜 많아, 임마. 나는 아무 직장이라도 쭉 다닐 수만 있으면 좋겠다. 요즘 일자리 구하기 얼마나 힘든지 알아? 일단 일을 해야 뭐라도 먹고살지. 알바도 요즘엔 40대라고 잘 써 주지도 않아. 누구 소개로 가지 않는 이상은 카페, 편의점, 피시방 다 안 써 줘. 결국 갈 수 있는 데가 물류 쪽 밖에 없는데, 마흔 넘으니까 이제 하루 일 끝나고 나면 몸만 축나는 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그런데 제일 불행한 게 뭔지 알아? 미래가 안 보인다는 거야. 남들 집 사고 차 사고 저축하고 투자할 때, 맨날 일자리 알아보러 다니고 젊은애들 눈치나 보는 삶이 얼마나 처참한지 아냐? 나는 그냥 조용히 있다 가려고 했는데, 어차피 친한 친구들 앞이니까 정말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현우가 말을 마치자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동현이 한숨을 쉬며 조용히 손을 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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