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불행대회 3(수정)

갑질 피해자 동현

by 장성민쌤

"현우 진짜 힘들었겠네.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다. 그런데 이야기 들으니까 나도 한 마디 보태고 싶다. 직장이 없으면 없는 대로 너무 힘들 것 같긴 해. 그런데 나는 요즘 차라리 알바로 돈 벌고 말지 직장을 꼭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이런 거야. 최근에 우리 부서 부장이 바뀌었어. 원래 옆 부서 부장이 우리 부서로 오게 됐는데 원래도 말 막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거든. 우리 부원들도 소문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막상 며칠 겪고 나서 힘드니까 막내 직원이 바로 그만둬 버린 거야. 그래서 다시 직원을 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부장이 나한테 달려와서 막 소리를 지르는 거야. '애들 관리 어떻게 했길래 회사를 그만두냐!' '관리 똑바로 안 하면 죽여 버린다', '이번에 똑바로 된 애 안 뽑으면 다 니 탓이다' 막 소리를 치더라고. 내가 나이만 좀 있지 그럴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원들도 다 있는 앞이었는데 너무 황당하더라. 그래도 침착하게 최대한 예의 있게 대응했는데, 이 인간이 할 말이 없어지니까 갑자기 뭐라 뭐라 하면서 나한테 헤드락을 거는 거야. 얼떨결에 당했는데 정신이 드니까 목이 아파서 컥컥거리게 되더라고. 어느 틈에 그 인간은 가 버렸고. 아픈 것도 아픈 건데 사람들 많은 데서 너무 창피했어. 그 인간이랑 일하기 싫다고 그만둔 건 막내 직원인데, 왜 남아있는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되는 거냐. 안 그래도 야근 많은 곳인데 막상 수당도 제대로 안 주려고 하지. 멀쩡한 사람들은 하나둘 그만두는데, 나는 이런 직장이라도 다른 건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당장 그만둘 수도 없잖아. 근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냥 미쳐버릴 것 같더라. 아까 지훈이 돌발성 난청 왔다 그랬었나? 나는 공황발작이 왔었어. 퇴근길에 지하철 입구 들어가다가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는데, 이대로 죽는 건가 싶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겨우 집까지 가긴 했는데, 요즘 가족들 몰래 병원 다니고 있는 중이야. 아, 진짜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냐? 그래서 미안한데, 현우야, 나는 네가 좀 부럽기도 했었어. 제수씨가 좋은 직장 잘 다니니까 현우 네가 알바해도 생계 걱정은 없잖아. 나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젠장..."

동현의 말을 들은 일동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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