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카페를 가려던 것뿐인데
금요일 밤, 후배와 함께 걷다가 신촌까지 왔다. 후배는 지하철을 탔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밤 11시. 이 시간에 나 혼자 밖에 있는 날은 흔치 않기에 조금만, 조금만 더 놀고 싶었다. 문득 만화카페 무료 쿠폰이 생각나서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간 정도는 볼 수 있겠지.
만화카페가 있는 낡은 건물에 도착했다. 입구에 클럽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작은 교탁 같은 물건과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안으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그가 물었다.
“OOOO 가세요?”
OOOO? 그게 뭐지? 술집인가? 이 건물에 그런 데도 있었나? 등의 생각을 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던 발걸음을 그대로 옮기고 있었는데, 뒤에서 조금 더 단호한 한 마디가 들려왔다.
“나이 제한 있어서 못 들어가요.”
그렇게 나는 마흔넷 평생 처음으로 입뺀을 당했다. 아니 당할 뻔했다. 애초에 나는 그 술집인지 클럽인지 헌팅포차인지 모를 그곳에 갈 생각도 없었으며, 그런 데가 그 건물에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 귀한 내 돈 내 시간 쓰러 일부러 찾아왔는데, 당신은 늙었으니 거부한다는 말을 들을 거라고 내가 꿈에라도 한번 상상이나 해 보았겠는가.
마더테레사, 마틴 루터 킹과 같은 MBTI인 INFJ 평화주의자인 나지만, 벌컥 화가 나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 만화카페 가요!”
“아.”
뒤이어 들려온 건 단 하나의 감탄사가 끝이었다. 나는 밤에 혼자 젊은 사람들이랑 어울려 보려고 기를 쓰는 스윗영포티로 오해받았지만, 미안하단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