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레이업의 의의

2025년을 기록하며 2002년을 떠올리다

by 장성민쌤

불현듯 떠올랐다, '낮은 레이업'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입학식이 오기 전에 숙제처럼 작년 영상들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 "사제지간 레이업 대결, 승자는?"이라는 제목으로 관심을 끌려고, 나와 학생회장인 아이의 레이업 장면을 매치해서 영상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비교해 보니 나의 레이업은 확실히 낮고 느려 보인다. 그래서 '낮은 레이업'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2002년이 떠올랐다.


2002년 1학기에 나는 국민대 법대 소속이었다. 내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 중 한때였고, 가장 친한 친구들(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친구) 중 몇몇을 만난 시간이었다.

그때도 나는 농구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법대에서 농구하던 선배들과 친구들 부근을 맴돌다 법대 농구 소모임 MBL('몸부림'의 영문 약자, 왜 R이 아니고 L인지는 알 수 없음)에 들어갔었다. 당시 소모임 회장이었던 97학번 형님이 "들어올 거면 들어오고 안 들어올 거면 얼씬도 하지 마."라고 하는 말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가입을 신청했다.

월드컵 4강의 해인 2002년이었지만 당시 농구 인기도 상당했다. 그래서인지 농구 소모임에도 운동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 틈바구니에서 나의 형편없는 운동 능력은 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소모임 훈련에서 코트를 달리다가 골대에 점프해서 백보드 왼쪽, 오른쪽을 터치하는 과정이 있었다. 나는 그게 안 됐다. 나보다 키가 크든 작든 모두가 가볍게 백보드에 손이 닿는데 유일하게 나만 닿지 않았다. 다들 장난하지 말고 제대로 뛰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수십 번을 점프해도 성공하지 못하고 나 때문에 전체 훈련까지 일시정지되는 상황이 되자, 백보드 아래 허공 터치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같이 운동을 했다. 어쩌다 시합이라도 뛸 때 레이업슛을 쏘면 그게 참 잘 들어갔다. 놓치는 경우가 잘 없었다. 그래서 선배들이 붙여준 별명이 '낮은 레이업'이었다. 성민이 레이업은 점프는 낮은데 안정적이라고. 디스와 리스펙이 혼재하는 별명이었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하는 영상을 만들 때도 비슷한 정서를 느낀다. 2025년을 기록하며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나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현재를 살게 하고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그러니 쓰고, 만들고, 기록하자.

점프가 낮든 높든, 수준이 낮든 높든 가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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