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낫 싱어 벗 송라이터 2집 : 아픔의 날씨 02

by 최리복주 박풀고갱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에 "누구세요?"라고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내가 상상하는 내 모습은 언제나 푸른데... 현실은 낯선 사람이다. 거울을 볼 때는 내가 보고 싶은 내 모습을 상상하며 보니까 잘 모르다가 쇼윈도나 사진에 찍힌 모습을 보면 현타가 온다.

[논어]에서 공자가 50세를 일컬어 하늘의 뜻을 이해하고 자신의 본분을 깨닫는 나이, 즉 지천명이라고 했다는데 공자의 가르침은 언제나 머나멀다.

나이가 들수록 소심해지고 불안감이 커져서 공포영화도 잘 못 본다. 스릴을 즐기기엔 공포에 대한 공감 능력이 높아졌다고 위안해 본다.

할머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항암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진 탓이라고 위로해 보지만, 아줌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더 충격이었다.

오십 대가 된 후 이런저런 생각을 담아 가사를 써 봤다.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도 탔었지

공포영화도 즐겨 봤어

오십 년 정도 살아보니

마음이 때때로 롤러코스터

공자는 지천명이라고 했다는데

하늘의 뜻을 알기는커녕

불안을 다스리기도 쉽지가 않아


할머니라고 불릴 때는

아줌마라 불릴 때보다

충격 덜 받을 줄 알았어

마음이 때때로 롤러코스터

공자는 지천명이라고 했다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늙은 건지

자신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아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나조차 낯설기만 해

나쁜 기억도 꽤 많아서

마음이 때때로 롤러코스터

공자는 지천명이라고 했다는데

대가들은 술을 끊지만

소인배는 어쩔 수 없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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