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프롤로그
최와 박은 17년 동안 알고만 지내다가, 고작 반년 남짓 열애 끝에 혼인신고부터 했다.
항공 마일리지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유럽여행은 박의 오랜 숙원이었다. 여행 자금은, (당연) 없었지.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만이 있을 뿐.
항공 마일리지는 박의 15년 신용카드 사용 경력의 단 한가지의 결실이었다. 박과 최가 유럽을 다녀오고도 남을 규모였으니 15년동안 빚지고 갚는 생활을 해온 셈이기도 하다.
최에겐 항공 마일리지 같은 건 없었지만 전세집이 있었다.
감이 오는가? 항공마일리지와 전세집의 조합!
그렇다. 둘은 마치 마일리지를 나눠쓰기 위해 연애를 한 것처럼 전격 혼인신고를 했고, 최의 집이 빠지는대로 해외 여행을 떠났다.
이후 돈이 생길 때마다 국내외 여행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