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트랜스퍼
이쯤 해서 최와 박의 오로라 여행 계획을 다시 돌아보자.
목표는 세 가지.
1. 일본의 알프스 등정
2.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3. 파리에 사는 후배 방문
목표를 위해 아래와 같이 많은 예약과 준비를 했다는 건 이미 말했다.
서울-부산 (이스타항공 : KTX 보다 싸다)
부산-후쿠오카 (고속페리 코비 : 쿠팡 1박 2일 왕복 승선권 구입 후 편도만 사용)
후쿠오카 3박 (숙박 Airbnb, 교통 산큐패스 티몬 구입)
후쿠오카-나고야 (호주 저가항공 제트스타 편도)
나고야-타카야마 (버스 편도)
타카야마 4박 (트래블스닷컴 비즈니스호텔)
타카야마-일본 알프스 신호다카 로프웨이 (버스 왕복, 케이블카)
타카야마-시라카와고 (버스 왕복)
타카야마-게로 (기차 편도)
게로-나고야 (기차 편도)
나고야-도쿄 (버스 편도)
도쿄-런던 (LOT 폴란드 항공 편도)
런던-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이지젯 항공 편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노르웨이 오슬로 (SAS 스칸디나비아 항공 편도)
노르웨이 오슬로-스웨덴 스톡홀름-핀란드 헬싱키 (유레일 스칸디나비아 패스)
헬싱키-파리 (노르웨지안 항공 편도)
파리-도하 (카타르항공 경유 도하 시티투어, 사막투어)
도하-인천 (카타르항공 경유 종착)
첫 번째 목표인 일본 알프스 등정은 실패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오로라와 파리 후배 방문, 2개가 남았다.
나머지 2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 최와 박은 도쿄에서 탄 폴란드 항공 LOT를 내려 바르샤바에서 영국으로 가기 위해 환승 중이다.
최가 분명 환승한다고 승무원에게 말한 거 같은데 승무원이 방향을 잘못 알려줬다. 출국장을 통과해 진짜 바르샤바 땅을 밟을 뻔했다.
자국, 타국을 가릴 것 없이 공항은 사람을 늘 긴장하게 한다.
줄 서서 환승을 한다는 게 좀 이상하긴 했다. 그러면 줄을 안 섰어야 했는데, 여하튼 줄 서는데 허비한 시간 때문에 런던행 비행기 탑승시간이 임박했다.
줄을 거슬러 나오니 LOT 승무원이 보인다. 환승 방향을 영어로 물어보니 일어로 뭐라고 한참 답한다. 우 씨, 못 알아듣겠다.
최는 갑자기 짜증이 나서 쇠된 목소리로 우리는 일본인이 아니라고 '일어'로 말했다.
LOT 승무원은 당황하지 않고, 한마디 했다.
"고 레프트(Go left)."
일어로 말하면서 일본인이 아니라고 한 건 정말이지 자연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괜히 승질이 났다. 그 승무원은 최와 박이 방금 도착한 도쿄발 비행기에서 내렸을 거라고 생각했을 테니 일본인이라고 생각했을 거고, 그래서 두 사람을 배려해서 일어로 대답했을 텐데... 애꿎은 그 승무원에게 (닿을 수 없겠지만)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사랑 역시 공항에서 길 찾기와 비슷하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맛, 이 길이 아닌가배,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음 이야기는 런던 어슬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