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오늘 하루 일과를 마친 이 시간 잠들기가 어렵다. 오늘 하루 중에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위로해줄 시간, 나를 행복하게 해줄 만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 가지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다. 밀린 웹툰이나 드라마도 보고 싶고, 그동안 보고 싶어서 받아 두었던 영화도 보고 싶고, 하다못해 가족들이랑 밀린 수다도 떨고 싶은데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만큼.... 그냥 졸리다.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은 상태라 이렇게 버티고 있는 지금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정도다.
그런데도 이런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위에 열거한 것들 중 아무것도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내 마음이라도 간단히 적어두고 싶어서 노트북을 켰다.
참. 재밌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한 이 상황.
오늘 하루 종일-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중에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다니 그것 참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순간순간 회의감이 들 때가 이런 때이다. 바쁘게 정신없게 뛰다가, 어느 순간 브레이크가 걸려 그 길 중간에 서게 되었을 때. 그때 갑자기 몰려오는.... 허무함을 느낄 때. 지금이 그때이다.
대체적으로 나는 활동이나 시간에 대해 의미(meaningfulness)를 잘 찾아내는 편이고, 소소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렇게.
울적해지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 내 삶에 환기를 되찾게 해줄 만한 취미생활들을 탐색해보고 있는 중인데, 그중에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쉬는 시간마다 어떤 사진기를 살지 사진기의 종류를 찾아보고 알아보는 것으로도 약간의 낙이 생긴 기분이다(다만 너무 비싸서 실제로 사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엊그제 집에 가는 길에 하늘의 노을이 너무 슬프고 예뻐 보여서 핸드폰으로 찍어도 봤다. 멋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구도 잡기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연습을 해보는 참이었다. 그런데 빨간 신호에서 잠깐 멈춘 사이에 찍는 거라 급하게 찍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도 있었고, 이전에 더 멋진 풍경이 있었는데 도로 중간에 멈출 수가 없어서 일단 되는 대로 찍어야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면서 다시 파란불이 들어와서 출발을 하는 순간에 다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까 정말 더 매혹적인 view가 있었는데, 다시 거꾸로 유턴을 해서 돌아갈 생각은 왜 안 해봤을까?'
'집에 돌아가는 것이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그냥 직진만 했을까?'
'목적지에 갈 때 돌아가기도 하고, 반대로 잘 못 가기도 하고, 샛길로 빠지기도 할 수 있을 텐데, 너무 직진만을 고집해오며 경직되게 살아오지는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진-인생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며 열심히 살아온 날들
----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들 중에 하나
'하늘 바라보기'
우리 동네에 있는 공원 중에 내가 좋아하라 하는 위치의 벤치가 있다. 그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앞을 보면 그 장면은 나를 위로해주는 듯하고, 그 자리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내 가슴에 꽉 차 있는 뜨겁고 무거운 숨들을 다 뽑아가는 것 같아서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저 하늘은 작년 가을 즈음의 하늘이었는데 뜨거운 햇볕 아래 서늘한 바람이 부는 날 그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그냥 '아! 너무 좋아!'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소소한 이벤트들이 내 경직된 삶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주는 뭘로 나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줄까?
지금 정한 그것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