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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Oct 20. 2017

그때는 별일 아니었던 일

왜 그랬을까.

무슨 일이야. 뭐 때문에 헤어졌어?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흔하게 듣는 질문.  우리는 그 상황에서 헤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한다. 묻지 않아도 이야기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그런데 웃기게도 한 가지 이유로 딱 정의해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저것 늘어놓으며 이것도 서운했고 저것도 서운했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헤어질 만한, 아주 그럴듯한 결정적인 이유는 없다.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일들로 헤어짐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작은 일들이 별게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때마다 서운하거나 화가 났던 마음들을 표현했다면 별일 아니었을 것들이었는데, 쌓이고 쌓이다 보니 돌이킬 수 없고 다시 회복할 수도 없는 관계의 거리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관계를 맺을 때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다. 나를 불편하게 여기면서도 그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 시간이 지날수록 내게 서운함을 느꼈던 그 작은 일들로 인해 더 이상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이 커져서 점차 멀어져 가는 사람들. 그들은 조용히 나와의 이별을 준비했던 것이다. 일련의 이별 과정. 그들도 미리 계산하고 준비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천천히 준비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관계를 오래도록 이어나가고 싶다면 지금 이 불편한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작은 일에 서운함을 느끼는 것이 유치해 보이고 쪼잔해 보일지라도 표현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비록 서툴고 투박스러워서 기분 좋은 결과를 내보이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이제까지 품고 있었던 불편감들을 한꺼번에 토해버리는 것도 좋지는 않다. 건강한 갈등을 할 수 있는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감정표현이 옳다고 해서 무작정 쏟아내버리면 이 또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는 행동이고,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라는 말이냐고?

갈등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혹은 다른 경험을 통해 관계 내에서 갈등은 불가피한 일이고 건강하게 갈등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언제든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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