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연대감

by 박지선

아이가 태어났을 때 3가지 문제점(?)이 발견된다며 대학병원에서 추적검사를 받도록 권유받았다. 태어난 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동네 소아과에서 써준 의뢰서를 들고 대학병원에 갔었다. 대학병원은 소아과가 여러 개로 나눠져 있어서 각기 다른 과에 예약을 했다. 아침 8시부터 병원에 도착해서 검사-진료, 진료, 진료를 받으니 오후 3시쯤 일정이 끝났다. 예방접종을 위해 동네 병원에 갔던 거 말고는 어디도 가본 적이 없었고, 게다가 쪼마난 아기와 함께 오랫동안 외출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우리도 꽤 긴장을 했었다. 행여 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올까 봐 걱정했지만, 그보다는 그날 하루 종일 병원에 있는 아기의 상태를 더 크게 걱정했다. 병원에 있는 내내 잠만 자던 아기 덕분에 우리 부부는 편안했지만, 그리고 울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심했지만. 뒤늦게 생각해보면 많은 자극에 압도되어 기절해 있던 거였다.

얼마 전에 추적검사를 하기 위해 또다시 대학병원을 방문했다. 오전에 검사를 마치고, 오후에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아기가 대기순서 1번이 되었을 때 진료실 앞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바로 직전에 들어갔던 아기와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가 같이 나왔다. ‘우리 아기 어떻게 해...’ 아기 엄마는 신생아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아기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옆에 있던 할머니도, 진료실 안에 있던 의사샘도 “별일 아니에요~!”라고 소리쳤지만, 엄마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다음 차례인 우리 부부도 긴장하며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기를 안고 있던 남편이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의사는 우리가 들어가기도 전에 검사 결과 깨끗하니 앉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라고 한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되묻자, 검사 결과 깨끗하니 걱정 말라고, 어서 집에 가라는 답변을 들었다. 남편과 웃으며 진료실을 나왔다.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그간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며 서로 안도했다.

우리 아기는 다행이었지만, 앞서 진료받았던 아기는 어떠한지 계속 신경이 쓰였다. ‘우리 아기 어떡해.’라는 말은 임신 막달 때도 산부인과 대기실에서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나도 아기 성장이 더뎌서 한주만 더 지켜보자는 상황에서 한주 뒤 다시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어서 덩달아 눈물을 흘렸었었다. 이번에도 그날이 생각나면서 두 엄마와, 두 아기 모두 염려가 되었다.

우리 아기가 건강하니 다행이다. 마음 편안하다. 여기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그 아기들도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가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몇 주가 지난 지금도 대학병원에서 마주쳤던 그 아기가 생각나서 마음이 좋지 않다. 생각나는 순간마다 기도한다. 제발 아프지 말라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떠올리며 그들의 안위를 바랐던 적이 언제 있었나 싶다.

아기가 아프면 그 부모가 얼마나 아플지, 아기는 또 얼마나 힘들지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니까 거듭해서 빌어보는 것 같다. 모두가 건강하라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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