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by 박지선

콧잔등에 땀이 나네.
이것도 엄마를 닮은 거야?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엄마는 콧잔등에 땀나는 게 창피했거든
지저분해 보여서..
왜 그런 걸 닮았어.. 미안하게.

아이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나를 닮은 부분을 발견하고, 남편을 닮은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남편을 닮은 부분은 귀엽고 웃기기도 하는데, 나를 닮은 부분은 미안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아이를 바라보며 나를 대하는 내 태도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나는 나를 싫어하고 있었구나. 새삼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뭐가 그렇게도 마음에 안 들까.
그런 눈으로, 생각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대한다면, 아이 또한 날 닮은 특성을 스스로 싫어하게 될텐데.

편견 없이 자신을 바라보던 아이의 눈빛이
점차 자신을 혐오하는 눈빛으로 변하게 만드는 게 내가 될 수도 있겠구나.
그 생각이 두렵기만 하다.


내 아이는 자기 스스로를 사랑해줬으면 하는데 말이지.

——

상담을 하다 보면 변하고 싶다고 말하는 내담자들을 많이 만난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이것도 부족하고 저것도 부족하다며 자기 자신을 헐뜯는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속상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말들이 가슴 아프게 들려온다.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마라.
스스로를 너무 때리지 마라.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사랑해줘라.


울컥하는 내 마음을 그들에게 전한다.

——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외모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발달과업의 성취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그냥 내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그렇게 평가 없이 아이를 사랑하다 보니 나 자신을 바라볼 때도 단점으로 지적하고 못나게 여겼던 부분들을 그저 존재하는 상태로만 바라보게 되었다. 어떠한 가치관이나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순수하게 생긴 모습 그대로 바라본다.

——

내가 아이를 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아이도 나를 안아주고 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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