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일을 그만둬야 하나. 아기 맡기고 제대로 된 복직을 하기 전까지 일을 쉬어야 하나 고민이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일을 하는데 있어서 나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져 고민을 하게 됐다.
생각보다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글을 쓸 시간도 따로 낼 체력이 없었다.
아이 재우고 이따가 글 좀 써야지, 책 좀 봐야지. 다짐하지만 아이와 함께 잠들기 일쑤다. 요즘에는 간식을 직접 만들다 보니 아이가 낮잠 잘 시간엔 한 번은 만들고 한 번은 뒷정리를 하는데 시간을 다 쓴다. 저녁에 일찍 자는 아이라 밤 시간을 활용하면 되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하루 종일 소진한 체력을 다시 끌어올리는데 의지가 부족했다.
의지라고 생각했었다. 의지만 있으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토요일 하루, 그것도 오후 잠깐만 출근하는데 뭐가 그리 어렵겠나 생각했었지만 내 예상보다 버거웠다.
몸이 버겁지는 않은데, 마음이 초조하고 안절부절못했다. 다른 상담자들은 앞서가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뒤처져서 뭘 할 수 있을까. 이대로 난 여기서 멈춰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제 상담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래서 돈 버는 직업으로 유지가 가능하겠는가. 자신 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점점 우울해졌다.
그러다 눈이 번쩍.
내가 왜 아기 핑계를 대고 있지? 아기가 없을 때, 내가 그렇게까지 학구적이고 그렇게까지 사람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는 사람이었나?
훗. 갑자기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 자신이 없어졌다. 웃음이 났다.
난 원래 생각하기를 귀찮아하고, 마감일이 닥치지 않는 이상, 누가 숙제를 내주지 않는 이상 스스로 공부를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주니 초초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일단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겠다, 자신 없다 이 생각에서 벗어나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조언해주었다.
이렇게 잠깐의 우울은 자연스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