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상담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신나는 발걸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센터에 다와가서는 설레는 마음에 ‘집단이 좋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들었다.
매일매일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아이와 함께 놀고 자고 먹고 하다 보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하루가 다 가버린다. 그러다 아기와 함께 저녁에 잠이라도 들면 그대로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지금이 몇 시인지 지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바쁜 와중에 아이와 내 마음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살펴보기도 한다. 아이에게 걱정할 거리가 생기면 그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설들을 세워 이것저것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기 마음은 워낙 단순해서, 그 아이와 마주하는 내 마음도 상당히 단순해져서 머릿속에 떠 있던 마음에 대한 생각들이 금세 사라진다.
오늘은 출근하며 집단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그 사람들과 관계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향하는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하며 출근길에 올랐다.
날씨는 너무 더웠지만 내 마음은 산뜻한 바람이 불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사회적인 모습을 하지 않고 내 감정을, 내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도 솔직하게 들을 수 있는 이 장소가 있다는 게. 내가 이 곳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감이 느껴졌다.
예전에 석사 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금 떠올랐다.
대학원을 다니며 대학원생들과 사회적 관계를 지내고 과제에 쪄들어가며 로보트처럼 살아가는 내가 시간과 체력을 쪼개서라도 집단에 매주 꼬박꼬박 참여하게 만들었던 그 집단의 매력.
주고받는 마음속에,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는 그 시간 속에
누구 엄마, 누구 아내. 역할로서 책임을 느끼며 관계하는 그런 게 아닌 그냥 내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우리 집 꼬마는 이제 아기티가 많이 벗겨졌다.
아직 말은 할 줄 모르지만 어른들이 하는 말을 대부분 이해하고 몸짓 손짓, 혹은 도구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며칠 전부터 부쩍 컸다는 느낌을 또 받았다.
이제까지 아기가 표현했던 감정은 대부분 기쁨 혹은 분노, 혹은 슬픔과 좌절, 혹은 무서움과 긴장감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삐치는 얼굴 표정과 몸짓을 했다. 그전에도 고개를 획 돌리며 토라지는 몸짓을 표현했지만 이제는 얼굴 표정까지 리얼하게 지을 줄 알게 되었다.
더 많은 마음들을 나눌 수 있는 그 시기가 다가오는 것 같아 설레면서도 뒷목 잡을 미래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