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에 남편이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꽃다발도 안겨 주었다. 어쩌다 동네 엄마들 앞에서 꽃을 보이게 되어 박수까지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분 좋기도 했다.
저녁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울컥했다. 집에서 같이 있는 반찬에 저녁을 먹기로 했었는데 생각지 못한 이벤트에 감동받은 눈물이었다.
남편에게 고맙다고, 정말 기분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농담으로 “내 선물은 없어? 결혼기념일인데 왜 나만 선물 주는 거야?”
언제나 하는 농담이라 그냥 웃어넘겼다.
다음날 아침 예쁜 꽃을 잘 다듬어 가족사진이 있는 액자 옆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식탁에서 밥 먹을 때마다 아이가 꽃을 가리켰다.
아빠, 엄마를 순서대로 가리키며 말했다.
“빠빠, 엄마, (쪽쪽)”
아빠가 엄마에게 꽃을 주며 뽀뽀했다는 말이었다.
‘남편들이 이래서 바람을 피우는구나’
내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내가 남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는 횟수보다 남편이 나에게 무엇을 얼마나 해주었는지 헤아리는 횟수가 더 빈번하다. 나에게 얼마나 서운하게 했는지 두고 보는 것만 중요하지 내가 남편을 얼마나 서운하게 했는지 가늠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바라고, 자기 마음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기를 바라는데 그 바람을 어디서 채우겠느냐 말이다. 내 옆에 있는 배우자에게 채우지 못하니, 밖에서 만나는 그 어떤 이와 합이 맞으면 금세 마음이 기우는 게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싶다.
자칫 소홀하면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는 거.
부부 관계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잊지 말고 조심하며 지내야 하는 이유이다.